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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세행복수집러 Jul 04. 2021

떨리는 이 마음 그댄 알까?

하얀 옷을 입고 온다고 했죠

"오늘 11시에 만나는 건 어때요? 제가 그쪽으로 갈게요"


새벽 2시 그녀로부터 연락이 왔다.

우린 서로 잘 알지는 못하지만 너무 만나고픈 마음에 잠도 못 자고 연락한 그녀의 적극적인 모습에 왠지 호감이 간다.


그녀의 연락을 받고 아침부터 안절부절이다.

혹시 맘에 들지 않으면 어떡하지?

어떤 옷을 입고 만날까?

진짜 만났을 때 무슨 말부터 해야 할까?



만약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어린 왕자의 여우가 사랑스러운 쁘띠 프린스를 기다리는 마음이 이런 마음일까?



"저 지금 거의 다 왔어요"

그녀의 연락에 내 가슴은 두근두근 대기 시작한다.



하얀 옷을 입고 온다고 했죠?

온 세상이 다 그대처럼 보여요.

하지만 나 찾는 건 오직 그대 하나뿐

눈빛만 봐도 바로 알 수가 있어

떨리는 이 마음 그댄 알까




 내리는 골목에서 책 한 권과 설렘을 품고 그녀는 어떤 사람일까 생각한다.


하얀 셔츠에 넥타이를 맨 그녀가 있다. 그녀와 나의 눈이 마주친다.

쑥스러운 듯 미소 짓는 그녀.

나는 조심스레 그녀에게 다가간다.


"혹시.. 당근이세요?"

"네 당근.. "








나는 품 안의 책을 그녀에게 건넨다.

"재미있게 보세요"

"네 감사합니다. 죄송한데 잔돈이 없는데... 혹시.. "

"네 1,000원 가지고 왔어요"


그렇게 그녀와 나의 설레는 첫 만남은 기분 좋은 쿨 거래로 마무리되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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