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연기 속, 다시 피어나다
-검은 연기 속, 다시 피어나다
희미한 가스등 아래
소리 없이 퍼지는 기체가
숨을 앗아가고
생각을 조이고
마침내 나를 휘감았다
나를 밝히려 켰던 촛불은
자유를 태우고
의지를 재로 만들었다
“내가 맞아, 너는 틀렸어”
칼보다 날카로운 그 속삭임은
나를 나에게서 떼어냈다
빛나기 위해
몸을 태웠지만
남은 것은
검은 그을음뿐.
그러던 어느 날,
빛이 내게로 왔다.
그 빛은
자유의지로
어둠을 찾아왔다
나를 소진시키는
촛불을 끄고
따뜻한 빛으로
나를 덮었다
내 안 깊은 곳
숨겨둔 어둠을
조용히 녹여냈다
빛은-
연약함을 비추지 않고
존재 전체를 비춘다
존재만으로
빛을 받을 이유가 된다
가스등을 켠 것,
내 탓이 아니듯
빛을 받은 것 또한
내가 한 일이 아니다.
온전한 사랑은
조건이 달리지 않고
그저 받는 것
가스는 나를
흐릿하게 만들었지만
빛은 나를
나에게로 돌아오게 한다
숨 쉴 수 있는
따듯한 빛 속에서
나는 나로
다시 피어난다.
*창작노트*
이 시는
두 ‘빛’의 이야기입니다.
하나는 나를 태우고 잿더미로 만들었던,
내가 만들었거나, 누군가에게 주입받았을 수도 있는 인공적인 빛.
그리고 하나는 나를 조용히 감싸 안고,
다시 피어나게 했던 참 빛.
그 빛 덕분에 오늘도
나는
하루를
조용히,
그러나 빛나게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