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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밝힐 Mar 11. 2016

<뷰티인사이드>, 백감독

변하는 것도, 변하지 않는 것도 모두 아름답다.

 우진 역을 연기한 배우들만 123명에 달한다지만, 결국 영화가 노래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동경이다.
  극중의 인물들은 모두 평범한 우리네 사람들처럼 변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변하는 것은 ‘변하는 것’이 아니라 ‘변해 버리는 것’이기에 그렇다. 변화는 모두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서서히 찾아와 어느 한 순간 모습을 드러낸다. 낯설고 두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극중에서 이수가 우진의 변화를 제 눈으로 확인하고자 하는 것도 그 막연한 두려움을 떨쳐내기 위한 시도일 것이다.

  판타지의 형식을 빌리고는 있지만, 사실 이 영화는 지극히 현실적인 것에 대한 이야기다. 우진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참으로 여러 갈래다. 이상하게 여기고, 두려워하고, 안쓰러워하고, 재미있어 하는. 그 모든 반응들은 실은 변화하는 무엇에 대한 우리네 태도의 총체(總體)이다. 영화는 우리에게 ‘나’의 변화와 ‘타(他)’의 변화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같은 걸까? 날마다 같은 모습을 하고 날마다 다른 마음으로 흔들렸던, 어쩌면 매일 다른 사람이었던 건 네가 아니라 나였던 게 아닐까”
- 극중 이수의 대사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정보

그러니까 인정해주자는 거다. 그 변화라는 것을. 어쩔 수 없이 모두가 변해 버릴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 너와 나의 변화를 끌어안고 바라보아 주는 것이 어떨까. ‘사랑’이라는 것은 어쩌면 그것을 말하는지도 모른다.
  뷰티 인사이드가 ‘그저 그런 멜로 영화’가 아닐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 여운이다. 사랑으로 사랑을 말하지 않고, 본질에 대한 탐구로 나아가는 데서 영화의 힘이 뿜어져 나온다. 더불어, 참 예쁘게 그린 영화다. 전체적인 서사가 아니라 하나의 장면(Scene)으로 모든 감성을 전달하고 싶다는 욕심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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