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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의 나

by 염홍철


어제에 이어 오늘도 초기 자작시 한편을 소개합니다.


<거울 속의 나>


“거울을 본다

내가 아니다


세수를 하고 다시 본다

그래도 내가 아니다


분을 바르고 또다시 본다

더욱더 내가 아니다


나는 더 젊고 더 멋있는데


그러나 다른 사람이 나를 보면

‘이게 넌데’라고 한다


거울에 비친 내가 난데

다른 사람이 본 내가 실제의 난데

나만 내가 아니라고 한다


나는 항상 젊고 항상 멋있는데


이제, 거울에 비친 모습을 인정하고

세수와 분으로 바꿀 수 없는 나를 깨달아

진정한 나를 찾아야 한다”


(염홍철 시집 <한 걸음 또 한 걸음> 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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