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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홍철 Jul 25. 2024

공무원들에게 주는 고언


  여러분은 우리나라 공무원들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시나요? 아마 개인별로 그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고 생각하나, 아마도 긍정적인 반응이 더 많지 않을까요? 사실 광복 이후 지금까지 경제 성장 과정에서 공무원들의 역할은 대단히 컸다고 생각합니다. 그 부작용을 지적하는 사람도 있지만 한국 관료 제도의 우수성입니다. 각종 고시 등을 통해 우수 인재를 등용하였고 그들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제도적 지속성과 정책적 일관성의 큰 흐름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관료주의의 폐해를 지적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요. 그래서 과거에 후배 공무원들에게 ‘공무원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없애기 위한 ‘ 아래와 같은 고언을 한 바 있습니다. 오늘 다시 여기에 옮겨 보겠습니다. (<염홍철의 새마을인문학> 166-167 참조)


  첫째는 뭐니 뭐니 해도 청렴성의 확보입니다. <목민심서>에 의하면 ‘선물로 보내온 물건은 아무리 작아도 은혜로운 정이 맺어지기 때문에 이미 사사로운 정이 행해질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공사를 확실하게 구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둘째는 보고서는 아랫사람들에게 맡기지 말고 윗사람들이 직접 챙겨야 합니다. 이것도 <목민심서>에 나와 있지요. ‘공적으로 보내는 문서는 아전들에게 맡기지 말고 꼼꼼히 생각해서 자신이 직접 써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요즘 공직사회에서 과장만 되어도 펜을 놓는 경우가 많은데, 기관장에서 직원까지 독서나 직무 연찬을 통해 직책에 맞는 전문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셋째는 윗사람의 뜻을 받들기 위해 자신의 소신을 접는 것은 윗사람에 대한 공손한 태도가 아니며, 소통을 넓히는 것도 아닙니다. 윗사람의 지시도 불합리하다면 거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윗사람도 그것에 거부반응을 보이지 말고 만일 그 건의가 맞으면 다시 검토하여 그 뜻을 받아들이고 아니면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다시 설득해야 합니다. 과거 세종은 신하들의 의견을 많이 듣는 경청의 리더십으로 유명하지만, 훈민정음 창제와 같은 중요 사항에 대해서는 신하들의 반대를 끝까지 설득하여 관철한 바 있지요.


  마지막으로 공무원의 자세에 관해 성경과 고전을 인용하고 싶습니다. 성경 구절에 일할 때는 ‘두려워하고, 떨며, 성실한 마음으로…’ 하고 ‘눈가림만 하여 사람을 기쁘게 하는 자’처럼 하지 말라고 쓰여 있습니다. 또한 <중용> 24장에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으로 배어 나오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변하면 생육된다’는 말이 나옵니다. 두 이야기를 요약하면 작은 일에도 성심을 다해야 하고 보여주기식 행정은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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