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또는 ‘단 하나’ 효과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복잡한 세상을 이기는 힘은 ‘한 가지’에 집중하라는 뜻이고, 누구에게나 자신에게 최초로 영향을 크게 끼친 ‘단 한 사람’이 있다는 뜻도 됩니다. 전자는 미국에서 가장 큰 투자회사를 일군 게리 켈러가 한 말인데, 그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하나의 초점에 맞춰서 좁혀야만 확실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음으로는 자신을 훈련시키거나 관리해 준, 가장 중요한 한 사람이 있다는 뜻으로 알버트 아인슈타인에게는 최초의 멘토 막스 탈무드가 있었고, 오프라 윈프리는 비즈니스에 관해서라면 제프리 제이콥스 변호사를 전적으로 신뢰했으며, 존 레넌에게는 마틴이 있었습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자로(子路)에게는 공자가 있었습니다. 원래 자로는 공자를 업신여겨 공자에게 포악한 짓을 일삼았으나, 공자가 그를 천천히 바른길로 이끌어 주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공자의 제자가 된 것은 물론이고 제자들 중에서도 정치로 명성을 얻었지요.
‘단 하나’의 원칙을 통해 훌륭한 삶을 사는 사람으로 빌 게이츠를 꼽을 수도 있습니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가진 ‘단 하나’의 열정은 컴퓨터였고, 그때 단 한 사람, 폰 앨런을 만났을 때, 그는 빌 게이츠에게 첫 일자리를 제공한 것은 물론, 후에 마이크로소프트를 창립할 때 파트너가 되어주었습니다.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은퇴한 후 후계자로 대학교에서 만났던 단 한 사람인 스티브 발머를 선택했습니다. 발머는 빌 게이츠가 고용한 최초의 관리자였습니다.
한 우물을 파는 것은 장인정신과도 연결되는데, 이는 단연 일본이지요. 일본의 장인정신과 기업 문화는 위에서 예를 든 미국의 사례보다 훨씬 더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업을 물려받아 100년 넘게 이어가는 소기업이 많고 창업 400주년을 기념하는 도자기 회사가 있는가 하면, 가나가와현에는 25대째 700년이 넘게 칼을 만드는 회사도 있습니다. 단순히 가업을 물려받는 의미보다는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장인정신이 뿌리 깊이 내려져 있는 것입니다.
경우는 다르지만, 물리학계의 전설, 리처드 파인만의 ‘단 하나’의 이론은 유명합니다. 그는 “세상의 모든 물질은 원자로 되어있다.”는 것이 다음 세대에 물려줄 단 한 문장이었다는 것이지요. 이는 너무 작아 눈에 보이지 않지만 원자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구성하고 있다는 것인데, ‘한 가지’, 또는 ‘단 하나’의 효과에 부합되는 말이라 인용해 보았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내가 푹 빠질 수 있는 ‘단 한 가지’는 무엇일까 잠시 생각이 깊어지네요. (위 글의 일부는 염홍철 <천천히, 천천히 걷는다> 47~50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