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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 지도자 강의

by 염홍철


오늘 저는 충북의 새마을 지도자들에게 강의를 합니다. 저로서는 상당히 의미 있는 날이지요. 새마을은 2년 전까지 제가 근무하던 곳입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기관이나 단체에서 물러난 사람들을 그 기관에서 잘 부르지 않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물러난 사람들의 경험을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인데, 거의 그런 관행은 만들어지지 않지요. 그래서 몸담았던 곳에서 초청을 받아 강의한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입니다. 역시 새마을은 다르네요.


저는 오늘 우리나라가 완전한 선진국이 되려면 인문학에 답이 있다고 주장을 할 것입니다. 특히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을 하면서 ‘새마을 인문학’을 강조한 바 있지요. 그러니까 새마을 내외에서 좀 뜬금없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물론, 적극적으로 공감하는 분들도 있었지요. 그러면 왜 ‘새마을 인문학’이라고 했을까요? 새마을운동은 인문학이 추구하는 가치와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인문학은 사람에 대한 학문입니다. 인문학이 추구하는 기본적 가치는 ‘자신에게 진실된 삶’과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을 실현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새마을운동도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의 실천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새마을에서 추진하는 많은 활동이 바로 이러한 가치와 목표에 부합하기 때문에 새마을 인문학을 정립하고자 하였던 것입니다. 따라서 인문학과 새마을이 추구하는 가치는 맞닿아 있습니다.


관심을 바꿔서, 우리나라는 UN에서 ‘한국은 선진국에 속한다’라고 공식적으로 인정해 주었으며, 조사 기관과 시기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우리나라는 종합국력, 경제력, 군사력, 외교력, 기술력 등 각종 지표에서 세계 10 위대를 기록하기 때문에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경제력을 비롯한 국가의 역량으로는 선진국이지만 사회문화적으로 선진국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빈부격차가 심하고,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위이고, 출산율은 세계 최하위이며, 노인빈곤율 역시 OECD 국가 중 1위입니다. 특히 여러 신뢰도를 아우르는 ‘사회적 자본지수’는 167개국 중 107위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선진국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요. 매우 이례적인 것은 영국 싱크탱크에서 발표한 통계로 한국의 '교육 수준'은 세계 3위인데, 교육 수준과 대체로 비례한다는 사회적 자본지수는 세계 107위인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새마을 강의를 통해서 사회문화적 선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인문학이 추구하는 ‘이웃과 더불어 사는 도덕적 삶’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할 것입니다. 당연히 현재 새마을운동이 앞장서고 있는 활동이지요. 지금 우리나라는 물질적으로 풍부해졌지만, 무한경쟁으로 인해 정신적으로는 피폐에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다움을 추구하는 인문학이 더욱 필요하며 완전한 선진국을 이루기 위해서는 인문학에 답이 있다는 점을 소상히 설명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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