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염홍철 Oct 17. 2024

베풀고 받고


  일반적으로 사람을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많이 베푸는 사람, 베풀기보다는 받기를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베푸는 것도 받는 것도 꺼려하는 사람으로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심리학자들은 첫 번째 유형을 기버(giver)라고 하고, 두 번째 유형을 테이커(taker)라 하며, 세 번째 유형을 매쳐(matcher)라고 하지요.


  그러면 어느 사람들이 바람직한 유형일까요? 당연히 기버, 매쳐, 테이커의 순이겠지요. 그러나 제 생각으로는 매쳐가 가장 바람직한데, 내 것과 다른 사람의 것을 명확히 구분하는 이기적인 매쳐보다는 베풀기도 좋아하고 또 거기에 상응하여 받는 것도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매쳐를 선호합니다. 기브 앤 테이크라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은 너무 야박한가요?


  이러한 현상은 자연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이올린 제작의 장인이라 알려진 마틴 슐레스케라는 사람은 나무를 다루는 직업을 가진 터라, 나뭇잎과 뿌리의 관계를 설명한 바 있습니다. 그분은 “뿌리가 물을 전달하지 않고 자기만을 위해 사용한다면 잎은 들어 버릴 것이고, 잎이 햇빛으로부터 받은 것을 전달하지 않고 자기 자신이 간직한다면 뿌리는 죽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삶을 가치 있게 하는 것은 우리가 보낸 세월의 양이 아니라 얼마나 충만한 세월을 보냈느냐는 것이다”라는 메시지도 덧붙였지요.


  위에서 얘기한 나뭇잎과 뿌리의 관계는 바로 사람 사이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자기가 가진 것을 다른 사람에게 주고,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을 자신이 받으면서 공생하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은 형편과 상태가 다름으로, 베풀고 받는 것은 모두를 위해 좋은 일이며, 자신에게도 가장 유리한 선택이 아닐까요?

작가의 이전글 '워라밸'은 가능한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