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 안에 있어요.

by 염홍철


화요일 아침 절절한 사랑의 시 한 편을 소개하겠습니다. 독일 시인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아침저녁으로 읽기 위하여>라는 시의 전문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

‘당신이 필요해요’


그래서 나는

정신을 차리고

길을 걷는다

빗방울까지도 두려워하면서

그것에 맞아 죽어서는 안 되겠기에”


그가 나를 필요하기 때문에 나는 빗방울까지도 조심해서 걸어야 된다는 지고지순한 사랑입니다. 그가 나를 필요하기 때문에 나의 존재 이유가 있습니다. 사실 ‘당신을 사랑한다’보다는 ‘당신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더 성숙된 사랑의 단계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사랑의 마지막 단계는 ‘나는 당신 안에 있어요’가 아닐까요?


사실 ‘나는 당신 안에 있어요’라는 말은 다양한 문맥에서 사용될 수 있는 표현이기 때문에 특정한 사람이 주장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상대가 단순한 신체적 존재가 아니라 감정적으로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대방의 생각, 마음, 삶의 일부로 존재하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지요. 뿐만 아니라 인간은 타인을 통해 자신 안의 어떤 부분을 인식하게 되고 그 안에 있는 감정이나 욕망 그리고 자아를 보게 된다는 의미에서 ‘나는 당신 안에 있다’는 말의 의미가 더욱 선명해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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