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라는 사소한 선택에서부터 어느 학교에 진학할까?, 누구와 결혼할까?라는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인간은 선택을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를 형성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결과를 낳게 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오롯이 개인에게 돌아갑니다. 따라서 작은 선택들이 쌓여서 인생에 큰 전환점을 만들기도 하지요.
그러나 인간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우연성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삶의 주변에는 뜻밖의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어떻게 보면 태어난 환경, 만나는 사람, 돌발상황 등은 모두 우연에 의해 결정됩니다. 또한 우연은 뜻밖의 행운을 가져다주기도 하지요. 이렇게 본다면 선택과 우연의 관계는 긴장과 조화의 관계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선택할 수는 있지만 모든 조건을 통제할 수는 없고, 선택은 의지의 표현이지만 우연은 조건이나 계기가 됩니다. 그래서 우연은 선택의 배경이 되고 선택은 우연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하지요.
이러한 선택과 우연의 순간을 잘 표현한 시가 있습니다. 작년 말에 작고한 니키 지오바니는 버지니아 공대 석좌교수로 생을 마감하였지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시인 중 한 사람입니다. 선택과 우연을 더 심도 있게 이해하기 위해 니키 지오바니의 <선택>이라는 시를 읽어보세요.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없다면
내가 해야 할 일은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은
하지 않는 것
그 둘이 같지는 않지만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
내가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없다면
내가 해야 할 일은
이미 갖고 있는 것을
원하는 일
그리고 아직 원할 것이
더 남아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는 일
내가 가야만 하는 곳에 갈 수 없을 때
비록 나란히 가거나
옆으로 간다 할지라도
그저 표지판이 가리키는 곳을
따라갈 뿐
내가 진정으로 느끼는 것을
표현할 수 없을 때
내가 표현할 수 있는 것을 느끼려고 나는 노력한다.
그 둘이 같지 않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러나 그것이 왜 인간만이
수많은 동물 중에서 유일하게
우는 법을 배우는 가의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