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관세 정책은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하고 있으며, 투자 위축 및 무역 불확실성으로 인해 특히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경제 성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례에서 실제로 트럼프의 ‘엄포’는 나중에 완화되거나 연기되는 경향도 있어서, 시장 불안 요소는 유지되지만, 일부는 ‘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전략에 따른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TACO란 ‘트럼프는 막판에 꼬리를 내린다’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그래도 상대 국가에 많은 부담을 주고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의 경우를 보더라도 관세를 15퍼센트로 인하했지만, 사실상 5,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약속을 제시하여 관세 인하를 끌어낸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8월 1일 자 효력 전 관세 협상 시한을 설정하고 강력한 통보 메시지를 보내면서 최대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면서 한국은 미국의 조선산업 활성화를 통해 유리한 협상 지점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기업 등이 미국 조선산업에 참여하는 것을 활용하는 것이지요. 그뿐만 아니라 대미 협상과 관련하여 많은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지요. 마감일 압박을 활용하되 유예 전략을 염두에 둬라, 투자와 협력 카드를 한 번 더 강화하라, 미국의 전략 우선 분야인 조선과 반도체를 강조하라 그리고 외교적 연대 즉 아시아태평양 동맹들과의 협의를 통해 단독보다는 더 강한 포지션을 유지하라는 등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식 협상 전략은 단기 압박과 막판 유예 전략 그리고 상징적 제스처 위주의 방식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이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활용해야 하는데, 저는 차제에 트럼프의 즉흥적이고 무례한 언행에 유의하면서 이번 협상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에 관해서 작년 3월 22일 제가 <중도일보>에 기고한 ‘트럼프를 다루는 법, 메르켈 총리가 주는 팁’의 두 구절을 소개하겠습니다.
“메르켈은 첫 대면에 트럼프로부터 외교적 모욕을 당했지요. 트럼프는 다짜고짜 ‘앙겔라, 당신은 나한테 1조 달러를 빚졌소’라고 으르렁거렸습니다. 이것은 독일이 NATO에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액수였습니다. 그러나 메르켈은 특유의 자제력을 발휘하면서, ‘NATO는 회비를 납부해야 하는 클럽이 아니다’라고 지적했지요. 또한 트럼프는 메르켈이 난민을 많이 받아들이는 것에 ‘정신 나간 짓’이라고 비판하였지요. 이에 대해서도 메르켈은 미국의 조언을 받아 기초한 독일 헌법에서 소중히 여기는 난민의 권리임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러한 광경을 지켜본 메르켈의 국가 안보 자문인 크리스토프 하이스켄은 두 사람의 신경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평가를 하였습니다. 즉 “그들은 대화를 합니다. 그는 메르켈의 말을 듣습니다. 그는 흥분합니다. 그러고는 까먹습니다. 다음번에 똑같은 이슈를 제기하고 우겨댑니다. 그런데 그러고 나서도 실질적인 진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