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승 시인의 <가을 기도>는 낙엽이 지는 때를 기다리며, 겸허한 모국어로 자신을 채우고,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해 비옥한 시간을 가꾸는 가을의 모습을 통해 인생의 성숙 단계를 이야기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문학가나 철학자들이 인생을 계절에 비유하는 글을 많이 썼지요.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봄은 아이와 청소년기라고 했습니다. 이때는 순수함과 배움의 시기로서 새로운 에너지를 발산하지요. 여름은 청년과 장년의 성장 시기로 사랑과 열정이 두드러지고, 사회적 성취를 위해 매진하게 됩니다. 가을은 중년의 성숙한 시기로 성취를 거두고 차분해지는 단계를 말합니다. 겨울은 노년의 쇠퇴기로 삶이 단순하며 죽음을 준비하는 단계입니다. 셰익스피어는 인생을 극적 순환으로 보고 자연과 계절의 주기를 인간의 삶과 연결했지요. 로버트 프로스트라는 시인은 인생을 계절로 나누어 봄은 황금 같은 시간이고, 여름은 삶의 활력과 사랑의 시간이며, 가을은 무르익은 성숙한 시간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겨울은 고독과 죽음을 상징하는데 그러나 새로운 시작의 암시라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파커 파머는 사계절의 자연적 특징을 삶의 국면과 연결해서 설명했습니다. 요약하면, 봄의 자연적 특징은 씨앗이 움트고 얼었던 땅이 녹으며 생명이 다시 피어나는 시기로서, 인생의 삶에서 봄은 새로운 기회, 창조적인 아이디어, 희망의 탄생을 뜻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씨앗이 열매를 맺는 것은 아니듯 시도 중 많은 것을 실패하거나 사라질 수도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여름의 자연적 특징은 햇볕이 무르익고 곡식과 열매가 자라는 계절로서 관계가 깊어지고 공동체가 풍성해지며 삶의 에너지가 가장 강하게 발휘되는 때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여름은 관리와 책임도 필요합니다. 농부가 잡초를 뽑고 물을 주듯 우리는 성장의 계절에도 꾸준히 돌보고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가을의 자연적 특징은 수확의 계절이자 동시에 낙엽이 떨어지는 시기입니다. 인생의 가을은 성취와 결실을 경험하는 동시에 잃음과 포기를 배우는 시기입니다. 잘 익은 곡식을 거두는 기쁨과 더불어 나무에서 잎이 떨어지듯 관계, 욕망, 성취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아야 할 때라고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겨울의 자연적 특징은 땅이 얼고 생명이 멈춘 듯 보이지만 사실은 새로운 생명을 준비하는 시기라고 했습니다. 겨울은 죽음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씨앗이 땅속에서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인생에서도 겨울은 내적 고요, 침묵, 상실의 시간을 겪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통찰과 자아가 태어납니다. 고통과 정지의 시간이 단순히 끝이 아니라 새로운 봄을 위한 준비의 시간이지요.
이렇듯 파커 파머는 인생의 각 계절이 순환적이며 서로를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봄의 희망, 여름의 성장, 가을의 결실, 겨울의 내적 성찰이 모두 어우러져야 삶이 깊어지고 성숙해진다는 것입니다. 즉 파커 파머가 주는 핵심적 교훈은 단순히 인생은 봄·여름·가을·겨울 같은 단계가 있는 데에 그치지 않고 자연의 순환을 삶의 지혜로 받아들이는 태도로 본 것입니다. 가을의 낙엽과 겨울의 죽음도 단순한 끝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의 전제 조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