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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홍철 Mar 11. 2024

전쟁에서는 모두가 패배자이다.



  지난번 크리스마스 날 유럽에서 타전한 외신(外信)을 접하고 씁쓸한 생각을 넘어 분노까지 치밀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크리스마스 전야 성 베드로 성당에서 미사를 접전하면서, “정의는 힘의 과시에서 나오지 않는다.”라고 말씀하였고, 그다음 날은 죽어가는 어린이들이 “오늘날의 작은 예수들”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고 힘주어 말하였습니다. 그를 입증이라도 하듯이 이스라엘은 크리스마스 하루 24시간 사이에 가자지구 공습에 나서 250명의 사망자를 냈습니다. 여기 희생자의 상당수가 여성과 어린이들이었지요. 크리스마스는 ‘최악의 밤’이 되었습니다.


  소수 어른들의 정치적 욕망으로 전쟁을 일으키는데, 대부분의 죽는 사람들은 젊은 병사 그리고 어린이와 여성들입니다. 역사적으로 본다면 이런 유형의 최악의 정치인은 독일의 히틀러에 의해서 자행되었지요. 따라서 히틀러는 세계사에서 가장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인물입니다. 히틀러와 나치에 의해 학살당한 유대인 수는 6백만 명입니다. 나치 지배 지역에 거주하던 유대인 수가 960만 인 점을 감안할 때 엄청난 규모의 학살이 이루어진 것이지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전사자 수도 430만 명에 불과했습니다.

 

  히틀러는 총에 비해 훨씬 적은 비용과 시간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을 죽이기 위해 고안된 가스실을 이용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대 홍진호 교수는 <기억, 미래를 만드는 과거>라는 강연을 통해 위와 같은 만행을 저지른 “나치의 과거는 이미 지나간, 잊고 싶은 일이 아니라, 늘 새로운 모습으로 ‘기억’되는 독일의 살아 있는 현재다.”라고 지적하였습니다.


  그런데 세계 최악의 지도자 히틀러가 집권한 것은 민주주의적이고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국가의 수장에 올랐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1932년 나치당은 230석으로 제1당이 되었고 히틀러는 수상으로 지명된 것입니다. 결국 독일은 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하였고 히틀러의 자살을 통해 나치 정권의 막이 내려졌습니다. 이렇게 인류에게 혹독한 악행을 저지른 독재자는 심판을 받았습니다.


  지금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계속되고 2만여 명의 사망자를 내고 있지만 아직 전쟁의 책임을 특정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전쟁에서는 모두가 패배자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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