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플라이트> 2009년 7월 16일 개봉
사진 출처: 다음 영화
일본 코미디 영화로 야구치 시노부 감독에 아야세 하루카, 다나베 세이이치가 주연으로 나온 영화이다. 일본 항공사인 ANA 협찬에 도쿄 국제 공항을 배경으로 하는 스튜어디스, 파일럿, 지상직 승무원들의 이야기이다.
영화 내용 스포가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한동안 국외여행은 물론이고 국내여행도 가기가 어려웠다. 내가 누군가에게 옮아서 코로나에 걸리게 되는 상황도 무서웠지만 나 때문에 가족이 걸리거나 다른 사람들이 괴로워질까 봐 정말 조심했는데 그렇게 조심해도 걸리긴 걸려서 한 번 걸리고 나서는 조금 경계를 풀었다(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코로나에 3번이나 걸릴 거라고 생각도 못했지만 지금 돌아보니 3번이나 걸렸고 내가 진짜 면역력이 약한 인간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은 여전히 꺼려졌는데 멀리 못 가도 비행기라도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 마음이 다 같은 것인지 코로나 한창 때는 무착륙 비행이라는 것이 유행을 했었는데 타지는 않았지만 그때 이 영화가 더 생각이 났다. 이 영화는 아야세 하루카가 스튜어디스로, 다나베 세이치가 파일럿으로 나오는 비행 이야기인데 사실 처음에는 비행 이야기에도 관심이 갔지만 아야세 하루카가 나온다고 해서 이 영화를 봤다. 이 배우에게서는 무해한 밝은 에너지가 나오는 것 같아서 좋다. 실제로는 배우도 사람이니까 항상 텐션이 높을 수는 없겠지만 유쾌하고 밝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 배우를 보면 그 밝음이 한층 더해지는 것 같다. 물론 백야행 같은 어두운 작품에서도 연기를 잘하는 배우이긴 하다. 그래서 이 영화는 아야세 하루카가 나오는 비행 이야기여서 고민할 것도 없이 즐겁게 봤던 기억이 난다. 장르가 코미디와 드라마로 분류되어 있는데 막 배를 잡고 깔깔 웃을 정도로 웃긴 영화는 아니었지만 소소하게 웃으면서 본 부분이 꽤 있었다. 이 영화는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었다.
부기장 스즈키(다나베 세이치)는 기장으로 승격할 수 있는 최종 비행을 앞두고 있다. 호놀룰루행 비행기를 운항하려고 하는데 감독관이자 함께 비행하는 기장 하라다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사람이라 출발하기 전부터 긴장을 하게 된다. 하라다는 계속 무언가를 질문하거나 지시하면서 테스트를 해 스즈키는 출발하기 전부터 진땀을 흘린다. 한편 기내에서는 초보 스튜어디스인 에츠코(아야세 하루카)가 첫 국제선 비행을 하게 되었다. 역시 팀장이 무섭기로 유명한 사람인데 에너지는 넘치지만 다소 덜렁거리는 에츠코는 계속 실수를 하게 되고 팀장의 레이더에 걸리게 된다. 승객들이 탑승하는 가운데에도 문제가 계속 생기는데 비행기를 무서워하는 승객, 진상을 부리는 승객 등 각양각색의 승객이 타 여러 에피소드들을 만들어 낸다. 무사히 호놀룰루에 빨리 닿기를 바라지만 정말 예상치도 못하게 새의 공격(?)으로 기체에 결함이 생기게 된다. 이것을 알게 된 경로 또한 유쾌했다. 이 영화는 하나하나의 작은 일들이 모여 큰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역시 큰 문제 하나를 해결하기 위해 하나하나의 작은 힘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하는 것을 보여 준다. 비행기는 흔들리고, 스즈키와 에츠코는 말 그대로 패닉에 잠시 빠질 뻔하지만 도쿄로 긴급 회항하라는 명령을 받고 비행기를 돌린다. 도쿄에 무사히 도착하려나 싶었는데, 태풍이 불면서 착륙마저도 쉽지 않다. 과연 스즈키와 에츠코는 승객을 안정시키고 도쿄에 잘 도착할 수 있을까?
사실 이 영화가 특히 재미있었던 것은 한 편의 비행기가 떠서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하기까지 제 자리에서 묵묵히 책임감을 갖고 일을 하는 사람들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비행기 관련 영화라고 하면 파일럿이나 스튜어디스를 주로 조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로 기내에서 벌어지는 승객과의 에피소드나 일의 어려움 등을 다룬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 영화에는 정말 다채로운 항공 관계자들이 나온다. 감독인 야구치 시노부가 2년 동안 100여명이 넘는 항공 관계자들을 인터뷰했다고 하는데 조금씩이나마 그들의 면면을 볼 수 있었던 것이 무척 흥미로웠다. 물론 한 편의 비행기를 안전하게 날리기 위해 여기저기서 애쓰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실제로 보기는 어렵지 않은가. 이 영화에서는 파일럿, 스튜어디스, 관제탑, 공항 직원, 조류퇴치반, 정비사, 통제실 등이 배경으로 나와 비행기를 안전하게 이착륙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는지를 보여 준다. 조류 퇴치반이라는 직업은 생소했는데 이 영화를 통해 알게 되었고, 새 한 마리 때문에 엄청난 사고가 날 수도 있으니 정말 중요한 일을 하는 자리구나를 알 수 있었다. 또한 이 영화는 ANA의 지원을 받아 실제 비행기에서 찍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더 리얼한 느낌이었다. 다만 조종실은 보안상의 이유로 촬영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시도때도 없이(?) 비행기가 그리운 사람, 공항의 생생한 모습을 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이다. 아야세 하루카의 무해한 미소도 맘껏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