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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철현 Oct 29. 2020

학습예찬

2016년 1학기 2주차_ '곱하기 학습자'

요즘 추위를 ‘꽃샘’ 추위라고 합니다. ‘꽃을 시샘하는 추위’. 아름답고 멋스러운 우리말이죠.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면서 만들어 낸 멋진 시적 감수성입니다. 모든 언어에는 약자 혹은 축약어가 있고 이를 즐겨 사용하기 마련이지만, '꽃샘' 추위는 함축미가 돋보일 뿐 아니라 시상(詩想)을 떠오르게 하는 언어입니다. 


학습여행을 위한 버스는 출발하였습니다. 앞으로 여러분은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게 될 것입니다. 학습여행을 하는 학습자의 유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한 가지 유형은 차창밖의 광경을 보거나 듣고 느끼면서 지식을 그저 더하는 ‘더하기’ 학습자입니다. 또 다른 유형은 습득한 지식을 사고 과정으로 연결하여 다른 지식이나 경험과 결합시켜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는 ‘곱하기’ 학습자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유형의 학습자라고 생각합니까? 성인학습자인 여러분에 대한 저의 바람은 청소년기에 질리도록 한 ‘더하기’ 학습에서 벗어나 ‘곱하기’ 학습을 하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곱하기’ 학습을 하는 데 유리한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지식과 결합, 연계하여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경험과 연륜의 소유자 이기 때문입니다. 


제철소의 용광로가 철광석을 녹여 철을 만들 듯 여러분이 습득한 지식을 여러분의 삶이라는 용광로에 넣어 녹여내면 좋겠습니다. 학습하면서 기억이나 암기가 되지 않은 것은 자연스러운 순리이니 괜히 자신을 탓하거나 스트레스로 연결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제발 기억력 테스트를 하지 마십시오. 이황 선생도 “만 가지 이치, 하나의 근원은 단 번에 깨쳐지는 것이 아니므로 참마음, 진실된 본체는 애써 연구하는 데 있다”라고 강조하였습니다. 오래 기억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근원적인 원리나 이치를 깨닫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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