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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철현 Oct 31. 2020

학습예찬

2016년 2학기 6주차_‘공부의 목적’

쟝 자크 루소(Jean J. Rousseau)는 인간의 생애주기에 따른 특성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사람의 인생은 모두 똑같다. 10세에는 사탕에 휘둘리고, 20세에는 이성에, 30세에는 쾌락에, 40세에는 야망에, 50세에는 탐욕에 휘둘린다. 그 후에는 달리 남은 것이 없으니 지혜를 추구한다.” 인간의 특성에 대해 정곡을 찔렀다는 느낌이 듭니다. 


지혜를 구하는 것은 동서양을 불문하고 인간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아닌가 싶습니다. 철학을 뜻하는 필라소피(Philosophy)도 원래 그리스어의 필로소피아(philosophia)에서 유래하며, 필로(philo)는 ‘사랑하다’, ‘좋아하다’라는 뜻의 접두사이고 소피아(sophia)는 ‘지혜’라는 뜻이죠. 결국 필로소피아는 지혜를 사랑하는 학문을 말하는 것입니다. 한자의 철학(哲學)에서 철(哲)도 지(知)와 동일한 의미로 쓰입니다.


여러분이 공부를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가요? 3주차에서 사이버대학의 입학 유형 다섯 가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이 다섯 유형의 공통점은 바로 ‘지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단지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지 실제 인간이 추구하는 내면의 욕구는 지혜에 대한 갈망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혜는 책 속에서만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죠. 아무리 책을 많이 섭렵하고 다양한 분야의 학위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지혜를 갖춘 사람이란 보장은 없습니다. 지혜는 책 속의 사상과 이론이 자연과 인간과 우주의 이치와 통했을 때 형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경험이란 재료가 연륜이란 그릇에서 섞어졌을 때 얻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사회적 경험과 연륜이 풍부하고 다양한 관점을 갖춘 여러분은 깨에서 참기름을 짜내듯이 참지혜를 얻을 수 있는 보다 유리한 환경에 있다고 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학습 목표가 박제된 지식을 배우고 평점에 과민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성인 학습자가 더 성적에 민감한 듯합니다. 제 추측으로는 존재감이나 자존감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성적으로 자랑하고 싶은 대상이 많을 수 있습니다. 결혼한 학습자라면 남편 또는 아내에 성적을 보여주고 싶고 아들이나 딸에게도 자랑하고 싶을 것입니다. 어떤 분은 등록금을 지원해주는 시부모님에게 성적을 보여주어야 해서 걱정이 많습니다. 청소년 시기 학습의 목표와는 달랐으면 합니다. 지식이란 재료를 경험과 경륜이란 그릇에 넣어 지혜와 원숙함으로 빚어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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