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일리아스를 읽고 ; 원한이란 감정은 무엇일까

by 하유미



너를 아로새길 것이다
사라져 버릴 기억의 편린 속에 두지 않으리라
결코 지울 수 없는 곳
너는 뼈에 사무치고 골수에 사무치고 살에 사무친다

아킬레우스는 헥토르의 살을 저며 날로 먹었다
이유의 고기를 생으로 씹어 먹은 초선도 있었다
불에 지져지고 살이 타는 냄새 속에
너를 낙인찍는다

오뉴월 뜨거운 서릿발 아래
곰의 쓸개를 핥으며 섶나무 위에서 잠을 청한다
밤하늘 주인 잃은 오리온의 개가 눈물을 흘린다
멀리 어느 규방 여인의 노랫소리가
아득히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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