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게 쓰고 싶은 온라인 편집숍 카피라이터의 고군 분투기
어린아이를 키우면서 신경이 많이 쓰이는 것 중 하나가 칫솔질이다. 혼자는 이를 닦을 수 없는 나이다 보니 엄마나 아빠가 직접 해주곤 있는데 아이가 가만히 있질 않아서 제대로 닦이기가 힘들다. 이 닦을 때마다 애가 울고 떼쓰는 터라 어느 정도 닦은 다음엔 ‘이쯤이면 됐지 뭐’하고 칫솔질을 멈춘다. 그랬더니 나의 세 살 아들은 벌써 어금니 네 개를 씌웠다. 그렇다 보니 더 신경 쓰인다. 아, 언제까지 이 짓을 해야 하는 걸까. 나는 요즘 아이가 스스로 이를 닦고 씻을 수 있는 나이가 빨리 오기만을 바라고 있다.
나나 남편도 이가 그리 튼튼한 편이 아니다. 그렇다 보니 30대인(후반이지만) 나도 벌써 임플란트 하나를 했고 라미네이트 경험도 있다. 되도록이면 이는 안 건드리고 자기 이가 가장 좋다는데 요즘은 미용적인 효과를 보려고도 손을 많이 댄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예인들의 하얗고 가지런한 이를 보면 왜 그런 욕구가 안 생기겠는가? 얼마 전 SNS를 통해 개그맨 강유미 씨가 자신이 직접 찍은 동영상을 올려 화제가 된 바 있는데, 내용인즉 절대로 라미네이트를 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그는 라미네이트 하기 전, 삐뚤빼뚤했던 원래의 이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전 재산을 내놓겠다고 했다. 그만큼 후회막급이라는 것. 당장은 못생긴 치아를 바르고 예쁘게 만들고 싶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후회하게 된다. 이는 오복 중 하나다. 가지런하고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돈(?) 버는 일이다.
치아가 오복이라는 ‘옛’ 말에서 알 수 있듯 우리 조상들 또한 건강한 이가 얼마나 중요한지 진작부터 잘 알고 있었다. 고전 ‘돈키호테’에서 돈키호테 또한 이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산초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
1605년에 발표된 소설의 한 문장이 앞서 말한 개그맨 강유미의 말과 일치한다. 억만 금을 줘도 이는 건드리지 않겠다는 그의 뜻과 다이아몬드 하나보다 이가 중요하다는 걸 작가도 잘 알고 있었나 보다. 이는 평소 잘 관리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식후엔 귀찮아도 반드시 닦아야 한다. 짧고 명확한 이 문장으로 치약을 판매하는 카피를 써보자.
이번에는 소설의 문장을 그대로 카피에 썼다. 이유는 문장 자체가 짧고 명확할뿐더러 돈키호테라는 누구나 다 아는 캐릭터를 드러냄으로써 재미를 주고자 했다. 저런 식으로 돈키호테의 대사처럼 카피를 보여줘도 좋을 듯하다. 머릿속으로 그려지는 이미지는 포스터식으로 크게 치약 제품의 이미지가 들어가고 하단 구석에 작게 이 한 줄이 들어가면 어떨까 싶다. (해외 지면 광고에 이런 방식을 자주 쓴다) 이렇게 소설의 문구를 그대로 쓴다고 할 땐 저작권 사용에 대한 숙지를 반드시 하고 넘어가자.
*글에서 언급된 상품은 에디터 개인의 선택으로
해당 브랜드나 담당 엠디의 추천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