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나서 쓰는 글
얼마 전 책을 읽다가
'허세적 소비'라는 말에 밑줄을 그었다.
과연 나 또한 허세적 소비를 하고 있다.
그 성능을 잘 알지도 못하지만 유명하단 이유로
조금 값비싼 물건을 산 뒤
바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다.
나는 늘 이런 걸 쓴다는 식으로나,
처음 샀다고 고백한 뒤엔 계속 쓸 거라는 식으로.
왜 이렇게 보여주고 싶어 하는 걸까.
물건을 사고 사진을 찍어 자랑하지 않던 시절에는
어떤 마음으로 쇼핑을 하며 살았을까.
맘에 드는 파우치 하나를 사서 흐뭇하게
혼자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풍족해지는 것 같았는데.
요즘은 무조건 이거 사서
인스타에 올려야지, 하는 마음이 앞선다.
그런 뒤에 누군가 알아봐 주지 않아 찾아오는 허탈감이란.
차라리 그 물건이 없을 때보다 더 우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