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하면 왜 자꾸 옆으로 갈까?

안 흔들리고 곧게 나아가는 배영 공식

by 맛있는 하루

발목이 좋지 않아 수영을 쉬기 시작한 지 보름이 넘었다.


수영장 특유의 큼큼한 냄새까지 그리워지는 걸 보면, 나는 정말 수영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돌이켜보니 예전에 겪었던 ‘수태기(수영 권태기)’도 지금 생각하면 호사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 수태기는 어떻게 지나갔더라?

…아, 맞다. 배영.




작년 여름, 푹푹 찌는 날씨에 며칠 동안이나 수영장 갈까 말까를 반복했다.


“오늘은 그냥 쉬자.”

“그래도 한 바퀴만 돌고 올까?”


끝없이 망설이다 결국 수영장 문을 열었다.


바글바글한 사람들에 다시 후회가 밀려오던 순간,

“어, 이리로 와요! 나 일주일 내내 기다렸잖아요!”


사우나에서 안부만 나누던 분이 손을 흔들며 반겨주셨다.


“지난주에 탕에서 다들 자기 얘기를 하더라고요. 배영을 엄청 예쁘게 한다고! 근데 난 그걸 한 번도 못 봤지 뭐예요. 지금 나가려던 참인데, 배영 한 번만 보여주고 가요. 아, 이름이 뭐라고 했죠?”


갑작스러운 관심에 얼굴이 붉어졌지만 기분은 묘하게 좋았다. 그렇게 처음 통성명을 하고 배영을 했다.


부끄러움 반, 뿌듯함 반.

그날 이후 며칠째 이어지던 수태기는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하지만 한동안 배영은 고민거리였다. 배영만 하면 레인선을 이쪽저쪽 건드리며 지그재그로 가기 일쑤였다. 도대체 왜 나는 똑바로 나아가지 못할까?


강습반이 아니니 스스로 자료를 찾아보며 배영을 공부했다. 결론은 단순했다.


배영이 삐뚤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두 팔의 힘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쪽 팔이 더 깊고 강하게 당겨지면 몸이 그 방향으로 돌아간다. 오른팔이 더 세면 왼쪽 레인으로, 왼팔이 세면 오른쪽 레인으로. 모든 배영의 삐뚤림은 여기서 출발한다.



<똑바로 가기위한, 배영을 위한 두 가지 기준>


1. 기준선을 잡는다 — 머리 = 뱃머리

배의 뱃머리가 중심에 있어야 곧게 나아가듯, 머리를 중앙에 고정하고 흔들지 않는다. 시선은 천장의 한 지점을 향해 고정한다. 그 한 점이 나의 기준선이 된다.


2. 양팔의 힘과 타이밍을 맞춘다

팔을 돌리는 속도와 깊이가 고르게 유지되어야 한다. 한 팔이 급하거나 깊으면 바로 몸이 틀어진다. 두 팔을 같은 박자, 같은 세기로.


단순하지만, 몸이 이 원칙을 기억하는 순간 배영은 곧게 나아간다.


이미지 출처: pexels.com


요즘 나는 물속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균형’을 잃고 있었다. 오른쪽 발목 힘줄에 염증이 생기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조금만 덜 무리했더라면.

조금만 더 쉬어갔더라면.


지금처럼 한 달 넘게 수영을 쉬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수영장 소독약 냄새도, 탈의실의 습기마저 그리워하는 요즘, 나는 다시 배영을 떠올린다.


보이지 않는 기준선을 향해 중심을 잡고 나아가는 것.

그게 배영의 원리이자, 삶의 원리이기도 하다.


이제는 어느 한쪽으로 과하게 기울이지 않으려 한다.

몸도, 마음도, 속도도.


아… 수영하고 싶다.

어서 발목이 낫기를.


다시 물 위에 누워,

우아하게 곧게 나아가는 그날이 오기를.


그리고 당신의 오늘도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하루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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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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