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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myum Apr 01. 2022

12 음식의 노예

무슨 맛인지 알지만, 먹고 싶은 충동

음식은 부족해서가 아니라 흘러넘쳐서 나를 괴롭힌다.

각종 미디어에서 먹방, 맛 집을 소개해주고, 주변만 둘러봐도 편의점, 카페, 디저트, 베이커리 등 방문하지 못하면 배달로 받을 수 있고, 어디든 쉽게 접할 수가 있다.


 앞까지 배송되는 편리함 덕분에 감사함도 느끼지만,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장바구니에 담는 습관이 생겼다. 배고픈 상태에서 장바구니에 담는 경우가 많아 불필요하게 구매하는 식자재들이 넘쳐나 냉장고에 음식들이 가득 찼다.

냉동실에는 당장 먹을 수 없는 쿠키와 떡, 빵이 가득하고, 냉장실에는 과일, 야채들이 한가득이다.

당장 먹지 않으면 상하는 식재료들이 많아 버린 적도 많았다.


샐러드를 먹어야 된다는 생각에 종류별로 담았다가 몇 주 동안 다 먹지도 못하고 버린 적도 있다.

어떤 날은 탄수화물:고구마  박스, 단호박 / 단백질:종류별로 닭가슴살을  달치 30~50개를 주문해서 냉동실에 가득 채워 넣어둔다. 결국 질려서  먹지도 못하고 버린채 다른  사는 행동을 하게된다.

이렇게 가득 찬 냉장고를 열 때면,

뿌듯함보다는 미련하다는 생각으로 음식이 질려버리고, 오히려 자극적인 음식이 생각난다.

인스턴트 음식, 공장에서 나온 밀 키트, 배달 음식, 달달한 도넛, 쿠키들..


입 안으로 넣고 나면, 먹는 순간은 너무 행복한데, 빠른 속도로 먹다 보니 포만감이 온지도 모르게 과식을 하게 된다. 다 먹고도 또 디저트가 유혹을 당긴다. 한 입에 넣는 순간, 무방비 상태가 되는 나 자신이 동물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왜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는지 몰랐는데, 난 탄수화물 중독이었다.


식단을 한 지 얼마 안 돼서 이렇게 먹으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여지를 주는 것 같아 잠시의 거리를 두기로 했다. 눈앞에 있어도 먹지 않는다는 보장을 할 수가 없어서 이렇게 많이 먹은 다음 날에는 식사량을 줄이거나 한 끼는 먹지 않았다. 먹는다는 기본적인 행위를 즐기지 못하고, 난 끌려다녔던 것 같다.

배가 고파서 먹는 게 아니라 일시적인 행복감을 위해 먹었던 디저트류는 2주에 한 번씩 보상해주거나 눈앞에서 안 보이도록 노력해야지.


이론상은 알지만, 사실 디저트를 좋아하는 사람은 알 것이다. 여행을 가더라도 맛집 탐방이 우선이고, 친구와의 만남도 맛집을 검색해서 약속 장소를 정할 정도이다.

디저트는 배가 부르지 않기에 절제하지 않으면, 입 안으로 많이 들어간다. 그 무서운 행동을 알기에 음식을 즐길 수 있을 때까지 거리를 두기로 했다.

어머님께서 만들어주신 갑오징어 간장조림, 연근조림, 닭조림, 파김치, 야채, 나물, 당근, 비트, 고구마, 청포도, 사과, 아몬드 / 닭가슴살, 단호박, 콩 샐러드, 셀러리, 당근, 오이, 토마토, 모차렐라 치즈, 브로콜리, 그릭 요거트, 그래놀라, 블루베리, 아몬드

현미밥, 불고기 야채볶음, 우엉조림, 무&곤드레 나물, 멸치볶음, 셀러리, 셀러리&비트 야채무침, 당근, 비트, 사과 / 현미밥, 가자미식해, 진미채 고추장볶음, 브로콜리, 비트, 당근, 키위, 청포도, 그릭 요구르트, 그래놀라


새로운 식재료의 발견, 신선한 재료 조합의 발란스는 혀로 천천히 씹으면서 미각에 느껴지는 쓴맛, 단맛, 신맛, 짠맛 천천히 씹으며 골고루 섭취하다 보니 식사 시간이 즐거워진다.

음식의 노예에서 벗어나 즐겁게 식사하는 방법으로 접근하도록 노력해야지 싶은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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