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이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
아웃도어 회사에서 일하면서도 등산이나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다. 워크숍으로 등산을 갈 때면 올라가기 싫은 마음에 온갖 핑계를 대지만 결국 느지막하게 정상에 올라 쉴틈도 없이 바로 하산한다. 내려올 때의 다리 후들거림은 당연한 거고, 올라갈 때도 원래 힘든 거라고 생각했다.
가뿐한 몸은 10대 고무줄 할 때 외엔 느껴본 적이 없는 오래 전의 일이다.
20대도 늘 과제와 공모전 준비로 규칙적인 생활은커녕 잠도 부족해 빡빡한 하루하루를 보냈고, 30대는 회사생활에서 밀려드는 업무와 회식으로 몸은 망가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몸살이 날 때마다 오랫동안 앉은 자세로 일을 하다 보면 허리가 안 좋아 아프면, 일상이 늘 당연한 건 아니구나 느낀다.
그래도 병원에 입원한 적 한 번 없고, 며칠 동안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면 다시 생활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계단을 오르는 게 너무 힘들었다. 옆에 난관을 붙잡고 올라야 저 멀리 있는 정상에 오를 수 있었고, 내려갈 때 엉덩이와 허벅지 힘이 풀려 넘어질 뻔한 적도 있다.
하루 8시간 책상 앞에 앉아 일하는 사무직 노동자
보통 30대에 들어서면서 노화로 근육이 점차 약해진다고 한다. 엉덩이 근육은 보통 30대부터 서서히 퇴화되기 시작하며 대부분 인지하기 어렵다고 한다.
내가 뭘 놓치고 산 거지…
축 늘어지는 몸을 일으켜 세우는데, 많은 힘이 들어가고, 앉았다 일어서면 다리에 힘이 풀렸다. 중력에 의해 묵직한 몸이 나의 신체를 누르면서 앞으로 나가는 것조차 한 숨이 저절로 나왔다.
근력운동을 시작하면서도 몇 주동 안은 근육통 때문에 오리걸음으로 벌을 받은 것처럼 아팠다. 한 걸음, 한 걸음이 느려 신음소리와 함께 운동을 계속할 수 있을까 의문만 남겼다.
사람마다 근육의 성장이 다르겠지만, 생활 근육으로만 버티고 살았던 40년 인생에 운동을 한 지 몇 달이 지나니 온 몸을 무언가가 감싸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근육이다. 체지방 1kg와 근육량 1kg는 다르다. 근육은 지방에 비해 밀도가 8배 차이 나서 지방으로 1kg가 늘면 몸이 부풀어 보이지만, 근육이 1kg 늘어나면 몸에 라인을 잡아주고, 몸매를 멋지게 만들어준다.
무게를 들어 올리면서 손상과 회복을 통해 근육이 생성된다. 물론 음식도 잘 챙겨 먹고, 충분한 휴식,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평소에 많이 걸어 다닌 덕분도 있을 것이다.
계단을 올라서는데 너무 가볍게 느껴져 두 계단씩 올라도 숨이 차질 않았다. 이 상쾌한 발걸음은 엉덩이에 힘을 주게 만들고, 걸음도 활기를 찾는 기분이었다.
오늘도 에스컬레이터보다 계단으로 다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