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얼굴, 라벨
와린이 수준인 내가 와인에 빠지기 시작한 건 라벨 덕분이다.
레드, 화이트 밖에 모르던 내가 와인을 고를 땐, 단순히 라벨만 보고 구매한다. 라벨 속에 그려진 그림은 누가, 언제 수확한 품종으로, 어느 지역에서 만들었는지를 찾아보면서 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추가적으로 알코올 함량, 포도밭 이름, 와인 양조에 사용한 포도 품종 등 가끔 수상경력 스티커가 붙어있으면 당장 구매해 맛을 본다.
처음 와인 라벨을 모은 건 투썩 점퍼 시리즈이다. 와인 맛을 궁금해하기보다 붉은색 옷을 입고 있는 동물의 라벨이 재미있어 수집을 했다. 12개국 생산되는 18개의 다른 품종, 그 나라를 대표하는 동물을 선택해 캐릭터로 그려낸 점도 좋고, 가성비 좋은 와인들이라 맛도 좋고, 수집하면서 도장깨기 기분도 든다.
잡지와 온라인에서 추천으로 구매해도 와인은 다 비슷한 것 같고, 와인 진열대에 올라와 있는 다양한 종류에 많은 정보가 오히려 혼란스럽다. 같은 와인이지만, 생산연도에 따라 맛이 다른 게 신기해 기록하고, 어떤 음식과 먹었을 때 좋은지 기록을 한다. 드라이한 지 탄닌이 있는지 단맛이 어느 정도라는 수준밖에 안 되지만, 맛을 글로 풍성하게 기록할 날을 바라보면서 공부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