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싫어하는 계절

by 윤덩

계절의 극과 극, 여름과 겨울이 되면 ‘여름이랑 겨울 중 뭐가 더 싫어?’라는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그때마다 나는 겨울을 강렬히 비난하는 ‘겨울 헤이터’이다. 추워서 움츠러드는 것도 싫고, 옷이 두꺼워져 생기는 불편함도 싫다. 일조량이 떨어져서 인지 다른 계절 대비 무기력한 상태인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겨울을 상대적으로 비선호하는 것이 아닌, 정말로 싫어하는 나는 가을이 끝나갈 때쯤 겨울이 온다는 사실에 힘이 빠지고, 지금처럼 곧 봄이 다가오는 시기엔 겨울이 끝난다는 생각만으로 설렌다. 겨울에게 자아가 있다면 너무 싫어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다.


하지만 요즘에는 겨울에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있음을 깨닫고, 겨울이 마냥 끝나기만을 바라는 게 아니라 그것들을 즐기며 겨울을 보내는 법을 배우고 있다. 겨울에는 손이 노래질 만큼 좋아하는 귤이 있고, 예쁜데 맛도 좋은 다양한 생딸기 디저트들도 있다. 거리와 온갖 공간들로 눈이 즐거워지는 연말 분위기도 좋아한다. 그리고 주변에서 제발 그만 내렸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면 마음속으로 혼자 좋아하는 눈도 겨울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 중 하나다. 겨울에만 만날 수 있는 이것들에 집중하다 보면 지금이 겨울이라는 사실을 조금은 잊는다. 어쩌면 겨울이 본인을 너무 싫어하지 말라고 준비해 둔 이벤트 같기도 하다.


이 글을 쓰면서 블로그에 써 둔 일기에 ‘겨울’을 검색해 보고 놀랐다. ‘(귤 판매 인스타그램) 팔로우 해두고 겨울 되길 기다렸어.’, ‘(공원 산책하면서) 여기 겨울에 눈 오면 어떨지 문득 궁금’하다고 써둔 것이다. 내가 겨울을 마냥 싫어하진 않았구나. 생각해 보면 살아가면서 만나는 다른 것들도 똑같지 않을까. 인간관계든 일이든 피할 수 없는 것에 스트레스받는다면 나만 손해다. 쉽진 않겠지만 그 속에서 작은 즐거움을 발견하고 그것에 집중한다면 그 시간을 다르게 기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