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달라지기 힘들다. 그래서 내가 노력하지 않고도 가지고 태어난 성품이 좋은 것이었음 좋겠다.
내가 착했으면 좋겠다. 타인이 보기에 그저 걱정스럽기만 한 착함이 아니라 누가 봐도 마음이 놓이는 선함이 내 안에 가득 있었음 좋겠다.
왜곡된 자존심과 자격지심으로 힘들어도 입도 뻥끗 못하고 혼자 살아가지 말고, 다른 이의 위로에 편히 기댈 줄 아는 유연한 사람이었음 좋겠다.
또한 날 위로하겠다는 모든 이의 품에 다 안기려 하지 말고 호의를 감사히 여기되 내가 날 위로함을 알아, 스스로 다독이며 일으켜 세움이 가장 큰 힘이 되는 사람이었음 좋겠다.
평소에 길거리를 걸으며 핸드폰을 보는 사람을 등신같다했다. 오늘은 나도 모르게 내가 그러다 싫어 죽는 고양이를 못 보고 지나쳐서 천만다행이다 했다.
한 번씩 이렇게 등신같이 살아도 거저 얻는 행운도 있어서 노력한 것만으로 겨우 수확해 사는 팍팍한 인생이 아니었음 좋겠다.
나의 퇴근길. 하현으로 가는 달이 왼쪽 하늘에서 날 따라오는 시간. 예쁜 풍경 하나에 하루의 고단함을 반으로 덜어본다.
밤하늘의 풍경이 날마다 다르다는 걸 기억하고는 매일같이 그 풍경을 찾아 보며 사는 삶이길... 그랬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