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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카타임 Jun 20. 2022

모르니까 살지

차 안에 에어컨을 켜고 달리면 창밖의 날씨도 에어컨 온도처럼 느껴진다.

쿨한 가을날 같다 했더니 밖은 한여름이다.

기계에서 나오는 차가운 공기와 다르게  위로 쏟아지는 햇살은 기분 좋게 뜨겁다.

이 조합이 좋다 하니 친구 하나가 손에 주름 생긴 다며 선크림을 추천한다.

김샌다.


머리와 마음.

모든 삶이 식상하면서도 여전히 식상할 수 없는 이 갈등 속에 흘러간다.

어릴 때는 마음이 시키는 쪽을 주로 선택하며 살았다.

이제는 주로 머리의 결정을 따른다.

그래서 많이 운다.

모를 때는 감성보다 이성을 선택한 이들은 차갑다 생각했다.

이제는 많이 울었겠구나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아찔한 순간들이 있었다.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했던 일들은 행복했고, 동시에 후회도 많이 했다.

머리가  붙잡았던 일들은 후회로부터 날 지켜낼 수 있었고, 동시에 나와의 치열한 싸움 속에서 만신창이가 되었다.


같은 일들이 다시 찾아온다면...

난 이젠 고민 없이 그 일들을 결정할 수 있으며

그 결정의 결과들 앞에 힘들지도 않을 것이다.

세월이 거저 흐르진 않았구나 생각하는 순간, 이젠 그 같은 일들이 두 번은 찾아오지 않을걸 깨달는다.

답을 아는 문제들은 어느덧 내 곁을 비켜 지나가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난 또 새로운 일들을 앞에 두고 같은 모습으로 답을 구하고 있다.


꽃을 보면 사실 아무리 예뻐도 부럽지는 않다.

사람도 아닌데 뭘... 걸어 다니지도 못하고...

그런데 딱 하나. 지면 또 피어나니까 그게 부럽다... 하다가 내가 꽃처럼 자꾸자꾸 다시  피어나 같은 고민을 또 겪고 또 겪도 한다면... 이런 끔찍한 일이 있나. 그건 저주다.

인생을 살아가는 원동력은 어쩌면 경험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모르니 피하지  않고, 모르니 희망도 갖고, 모르니 해결도 해나가며 살겠구나...


오늘 아침에 전화 한 통. 며칠 전부터 계속 우려하던 일이 결국 일어나버렸다.

난 다시 새로운 문제에 직면했다.

겁부터 먹지 않기로 한다. 알 수가 없으니 그저 또 살아보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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