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분으로부터, 지금까지 전혀 교류가 없이 오직 내 글만 읽으셨던 분으로부터 내가 글을 쓰는 것이 하느님의 은총이라는 말씀을 들었다.
솔직히 말해서, 결과적으로 글을 쓰는 인간이 된 것에 대해 물론 감사함과 행복도 때때로 느끼지만, 이것 참 고단한 인생이구나.. 하는 생각을 더 많이 했다.
굳이 안 해도 되는 걸 하게 된 바람에 고생을 사서 하는구먼, 하는 마음. 그 정도가 내가 수필을 대했던 그간의 푸석푸석한 생각.
그랬기 때문에 부끄럽게도 단 한 번도 '은총'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런데 은총이었구나. 참 귀한 것을 과분하게 받아놓고는 난 여태 모르고 있었구나.. ㅠ
은총을 통해 갖게 된 거라면, 내 것이지만 내 것이 아니지. 내가 가진 것들은 내 것이지만 내 것이 아닌 것 투성이었는데 난 그걸 여태 감도 못 잡고 내 것인 줄만 알고 제멋대로 생각하고 살았구나.
내 정신과 내 몸을 하느님이 나에게 잘 돌보라고 맡기셨던 건데. 난 내 것이기에 내 몸과 마음이 마음대로 해도 되는 나만의 것인 줄 알았다.
.......... ㅠ
나는 얼마나 부족한 인간이었던 건지. ㅠㅠ
世のひかり。
세상의 빛이신 분.
이 부족한 저를 당신 빛으로 밝혀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