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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나 Jan 05. 2020

엄마에게 들은 부라쿠민 차별

일본인도 침묵하는 일본사회의 어두운 면





일본 사람들의 인성하면 '친절'과 '예의 바름'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혼네(本音)*는 몰라도 아무튼 일본사람의 긍정적인 면을 말하라면 누구나 저런 특징들을 이야기할 것이다. 그러나 일본 사회에 꾸준히 존재하고 있는 어두운 면이 있다. 바로 '부라쿠민에 대한 차별'이다.



부라쿠민(부락민, 部落民)은 에도시대에 본격화된 천민계급으로 피차별부락에 모여살던 집단이다. 이들은 도살업이나 장의업 등에 종사했다. 메이지유신 이후 신분제를 폐지했으나, 이들의 후예에 대한 민중들의 차별의식은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엄마랑 이야기를 나누다 우연히 알게된 이들에 대한 차별은 가히 놀랄만하다. 이하는 엄마가 들려준 부라쿠민에 대한 차별 이야기이다.





우선 부라쿠민의 자재는 어릴 때부터 차별을 받는다. 현재는 많이 희석되었다고 하지만 해당 부락 출신이라고 하면 보는이들의 시선과 태도가 달라진다. 선생님들은 교육현장에서 '이들을 차별하면 안된다'고 가르치지만 정작 본인들도 이들을 차별하고 쉬쉬한다. 부라쿠민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취직과 승진도 어렵다. 또한 '다른 계급' 사람들과의 결혼도 쉽지 않다. 엄마가 몇다리 건너 아는 사람도 부라쿠민 출신인데, 결혼할 당시 배우자측의 반대가 극심했으며 현재 올라있는 교장이라는 직급도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고 한다. 이런 차별 탓에 과거 부락 내에서는 폐쇄적인 관계가 형성되었다. 다시 말해 근친상간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따라서 장애를 가지거나 건강하지 않은 아이들이 태어나기도 했다.



부라쿠민이 사회에 잘못한 것은 없다. 자신은 그저 태어났을 뿐인데 '사회적 은따'와 차별을 당하고 있을 이들이 안타깝다. 하지만 이들이 차별받지 않는 사회가 올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기에 미래가 캄캄하다. 조선시대에도 백정과 같은 천민계급이 있었지만 현재는 유효하지 않다. 일본에서는 여전히 그 '계급'이 유효하지만 누구도 입에 올리지 않는다. 발전된 경제, 사회, 문화 수준을 자부하는 일본에서 이렇게 전근대적인 사고가 아직까지도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니. 과거의 차별은 당시의 문화다 손치더라도 현재의 차별은 사회악이다. 고름 더 깊이 썩기 전에 더 많이 공론화되어 미래 세대에게는 큰 짐을 남기지 않았으면 한다.





*혼네(本音): 일본인의 진짜 속마음을 일컫는 말

*부라쿠민 관련 자료는 시사일본어사 블로그와 과거 연합뉴스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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