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is cruel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던가.
유독 스트레스받는 상황이 많았다.
자꾸 오전 시간을 잘 활용하려고 해도 잘 되지 않았다.
그리고 토익에 도움을 줘야 할 아는 언니의 아는 동생에게 도움을 주었는데 결국 진로를 바꾸기로 해서 재능 교환이고
뭐고 다 도루묵(?)이 되었다. 내 시간과 노력은 뭐가 되는 건가. 뭐 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주고 그러고 나서는 허무해지는
내 패턴도 문제인 것 같다.
과외 학생에게도 좀 문제가 있어서 아주 스트레스 가득한 시험기간을 보냈고
경우에 맞지 않게 새벽 1시에 카톡 폭탄 15개를 보내 왔다. 그럴 거면 스카이 캐슬로 갔으면 좋겠다.
전의 과외선생님과 비교해서도 짜증이 나고 또 한편으로는 반백수처럼 과외를 하는 것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하게 되었다.
또 다른 학생은 아무래도 힘든 시기라 상담역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고슴도치의 장례를 치러주었다.
우리 집 아래 반지하에는 외국 학생이 산다.
우리 건물 주택에서 택배를 시키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 듯하다.
그래서 그런 지 집 밖에 나오면서 반지하 문 앞에 있던 작은 박스가 맘에좀 걸렸다.
택배 상자 같지는 않았고 쓰레기 같지도 않았다.
의심스러운 느낌이 들었지만 내가 알 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다음 날인가 저녁에 집에 들어가는데 그 작은 박스가(밀크씨슬 영양제 박스였다-)
음식쓰레기 통 위에 고이 놓여있었다.
그냥 들어가려다가 이상한 기운에 이끌려
그 박스를 열어 보았다.
박스 라면 눈 깜짝할 사이에 주워간다.
그런데 저렇게 뭔가 고이 음식쓰레기통 위에 있다니
뭔가 꺼림칙했다.
박스를 살짝 열자마자 난 소리를 지를 수도 없이 깜짝 놀랐다.
그 안에는 수많은 가시들이 있었다.
고
슴
도
치
였다.
몸을 둥글게 말고 자기 자신을 보호하려고 했지만 역 부족이었나 보다.
난 동물을 좋아하긴 하지만 고슴도치랑은 친하지 않았다.
과외하던 꼬맹이가 참치라는 고슴도치를 보여주었는데 난 좀 적응하기 힘들었다.
옆에만 가면 부르르 떨면서 치치치칙 소리를 냈다. 스트레스가 심한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작은 박스 안의 동그란 가시 뭉텅이는 둥글게 말고 있을 뿐
아무 소리도 움직임도 없었다.
일단 놀라서 집에 들어가서 네이버를 찾아보았다.
조금 큰 박스에 옮겨줄 용기가 생기기까지 좀 시간이 걸렸다.
큰 상자안에 옮겨주었다. 혼자 비명지르면서(호들갑)
물도 놓고 잡식성이라고 해서 고양이 사료도 조금 놓아주었다.
그리고도 상자 안은 고요했던 것 같다.
다음 날 늦게 집에서 나오는데 충격적인 모습을 또 목격했다.
작은 상자와 내가 놓아준 큰 상자를 모두 가져가고 둥그런 고슴도치가 그대로 땅바닥에
음식쓰레기 통 앞에 있었다.
난 고슴도치랑 친하지 않아 그냥 작은 상자를 쏟아서 애를 놓아줬는데
그 사이에 얼굴을 보았다. 사람 얼굴같이 생겼다. 그리고 입가 옆에 토한 자국이 있었고
작은 상자 안에 설사인지, 구토물인지 가 있었다.
그것은 즉, 작은 상자 안에 있을 때 얜 살아 있었다는 증거다......
무슨 테러도 아니고 던지듯 그렇게 작은 상자를 던져 놓았을까.
하지만 갈 길이 바쁜 나는 처참한 마음으로 집으로 가 얼음팩과 아이스박스를 가지고 와서
그 아이의 몸을 신문지로 잡아 두었다.
(내적 비명과 호들갑 동반)
파리가 꼬이기 시작했으니 살아 있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미 내가 좀 더 큰 상자로 옮겨 주었을 때 죽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날 밤 들어와
가방을 두고 모종삽을 들고 결연한 마음으로 집 주변 작은 정원처럼 나무가 몇 그루 심어져 있는 곳으로 향했다.
비가 조금씩 오기 시작했다.
멀리갈 힘이 남아있지 않아 철길 옆 작은나무들이
있는 작은 정원에 머리를 풀어해치고 모종삽으로
땅을 파기 시작했다.
항상 지나다녀도 별로 사람을 마주치지 않는데
하필이면 비가 오기 시작하는데
사람들이 지나갔다.
자전거타면서 지나간 아저씨는 목이
부엉이처럼 돌아갈 때까지
날 쳐다보는듯했다.
비오는 날 무슨 퍼포먼스라도 하는 양
나는 모종삽으로 땅을 팠는데 옆에 여인숙에서
주인이 나와 뭐라고 할까봐 무서웠다.
모종삽으로 땅이 잘 파지지 않았다.
그리고 또 별 해도 입히지 않는
가시투성이의 고슴도치를 또르르
20센치 정도의 땅아래에 놓았다.
왠지 서글프고
화가 많이났다.
그때 옆에피어있던
하얀영산홍을 꽃을 따다 위에
두었다.
누가 파볼까봐 뭘 더 할 수 없었다.
그곳에서는 행복하렴.
가시 세울 일 없길.
요즘도 가끔지나가면 그 곳을 오랫동안
쳐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