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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bow Jul 11. 2021

등장인물과 함께 -악당 고양이

악당은 고양이를 쓰다듬는다





오늘은 특정 작품에 나오는 등장인물이 아니다. 만화나 영화에 나왔던 흔한 클리셰였던 고양이다.


특히 떠오르는 대표 인물은 스머프에서 나오는 악당 가가멜의 고양이 이즈마엘(? 맞나?)이고 대부에서 말론 블란도가 항상 사람을 죽이는 결정을 할 때마다 쓰다듬었던 고양이이다.(이름은 없는 것 같다.)



그나마 이런 클리셰는 예전 작품에서나 나온다. 한편으로 보자면 아주 낭만적인 악당이라는 생각도 든다. 요즘의 악당은 이유도 없이 사람을 죽인다. 게다가 현실 세계에서의 ‘악’은 더 비열해졌다. 재미삼아 길고양이를 잡아 고문을 하면서 죽인다든지 이를 오픈 채팅으로 모집까지 하고 영상으로 공유하는  사람들이 있고 자기한텐 사랑을 베풀지 않으면서 고양이한테 밥을 준다며 고양이에게 끔찍한 짓을 하는 50대 아저씨도 생각난다. 시쳇말로 사탄도 이건 아니라면서 도망가겠다는 말이 인터넷에서 도는 세상이다.



다시 악당이 쓰다듬는 고양이로 돌아가 보자. 강아지보다는 고양이가 나오는 것은 아마도 이유없이 갑자기 신경질을 내는 모습이나(고양이에겐 이유가 있겠지만 사람은 이해하지 못한다.) 기분이 좋은 상태라지만 표정은 아주 못 마땅해 보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고양이는 강아지와는 달리 딱히 웃는 표정이 없는데 그건 항상 정면에서 보기 때문이다. 고양이 세 마리 집사인 나는 고양이의 의외로 다양한 표정을 보곤 하는데 고양이가 아무리 뾰루퉁한 표정을 하고 있더라도 옆 모습을 보면 입가가 아래에서 위로 곡선을 그리며 웃고 있는 얼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악당은 왜 고양이를 쓰다듬었을까.


그리고 고양이를 쓰다듬으면서 항상 스머프를 어떻게 잡아 먹어야 겠다고 계획을 세우거나


누구를 처단하겠다거나 하는 결정을 내렸다. 딱히 이유가 떠오르진 않는다. 아마 뾰루퉁하면서도 귀여운 고양이의 모습이 불만이 있어 보여서 라든가 고양이를 쓰다듬을 정도로 악당은 다정하지만


그와 대비되게 인간에겐 잔혹한 결정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든가. 그치만 이제 악당은


고양이조차 쓰다듬지 않는다. 사이코패스가 만연하고 또 주인공으로도 나오는 요즘은 그런 낭만적인 모습조차 사치일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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