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어디까지 자봤니?
고양이는 매우 많이 잔다.
나도 잠이 많다. 그래서 무리하고 그럴 때는 혓바늘이 많이 나고 졸음과의 사투를 벌이는 편이다. 조울증이 있는 나는 잠을 잘 자는 것이 큰 약이다. 잠을 잘 자기 위해선 빛의 차단, 따뜻한 온도, 푹신한 이불, 편한 잠옷 등이 필요하다. 나는 나쁜 버릇이 있어서 집에 들어가서 뻗으면 그대로 누워서 3시간 정도 뻗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리고 깨어나면 미칠 듯한 외로움이 파고 들 때가 있다. 지금은 그런 외로움도 못 느끼는 무감각이 날 지배하고 있지만.
요즘은 시간 날 때나 자기 전이나 영화나 티브이를 볼 때 내 옆에서 고양이들이 자고 있으면 고양이의 체온을 느끼려 발이나 몸을 대거나 손으로 쌈바(쌈바가 유일하게 뱃살이 부드럽고 말랑말랑하다) 뱃살을 조물락조물락거린다. 가끔 쌈바가 예민해지면 유투브 스타 'Ari' 아리 처럼 날 깨물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눈감고 저 집사놈이 내 뱃살 만지는게 맘에 안들지만 귀찮다, 라는 듯 눈을 감고 잠을 잔다.
셋이 이러고 잘 때는 정말 귀엽다. 겨울엔 전기장판을 켜놓으니 이젠 좀 컸다고 서로 떨어져서 자기 편한 대로 자던데 한창 전기장판 안켰을 때에는 저렇게 붙어서 잤다. 예쁜 라라 얼굴이 잘 때 사진을 찍으면 눈을 살짝 떠서 웃기게 되었다.
고양이는 원래 잠이 많은 동물이지만 집고양이의 경우 들고양이들 보다 20%나 더 잠을 많이 잔다고 한다. 먹이도 있고 안전이 보장이 되니까 그렇고 그냥 심심하고 할 일이 없어서 자기도 한다고 한다. 쌈바가 원래 장난꾸러기인데 중성화하고 한참 잠만 너무 많이 자서 우울증 아닐까 걱정을 한 적이 있다.
자고 있을 때 만져주면 라라는 고개를 바닥에 문지르면서 아주 애교있는 포즈를 취한다. 하얀 덩어리라서 잘 안보이지만. 잘 때 특히나 저 분홍 코가 예쁘다.
최근에는 전혀 친하지 않은 쌈바와 라라가 둘이 꼭 껴안고 자고 있길래 의외라고 생각했다. 왈츠만 혼자 따로 왕따처럼 잤다. 내가 없을 때 뭔 일이 있었는지 둘이 왈츠를 왕따를 시켜버렸다. 최근 라라는 나에게 야매 미용을 당하고 엄청 화가 났고 좀 추운 것 같았다. 하지만 집안 온도는 충분히 따뜻하고 전기 방석도 있기때문에 라라는 별탈없이 잘 지내지만 그 전에 워낙 털이 밍크 코트 처럼 두꺼웠기때문에 좀 그렇긴 했을 것이다. 고양이 털 이야기는 아무래도 이번에는 할 수 없지만 다음에 따로 모아서 해볼 참이다.
머리를 저렇게 박고 어둠을 원하는지 저러고 있다. 그리고 몸을 밀착시키고 자는 것은 우리한테는 매우 친해보일 수 있지만 얘네는 온도때문이기도 하고 서로 애틋하기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특히 셋은 서로 성격이 너무 다른데 쌈바가 워낙 애교가 많고 질투가 많기때문에 라라가 싫어했는데 라라가 첫 째로 군림하고 있기때문에 겁많은 쌈바는 처음 뭣 모를 때 빼고는 싸우지 않는다. 그래도 여태까지 라라와 쌈바 저 둘이 저렇게 애틋하고 붙어 있는 건 처음 보는 듯.
라라는 질투도 눈빛으로만 하기때문에 쌈바 예뻐하면 무관심한 척을 하거나 걍 뒤를 보고 째려보고 그냥 잔다. 하지만 라라를 안고 있거나 예뻐하면(어차피 라라는 나를 혼내고 으르릉대면서 품을 빠져나간다.) 삼바는 백번이면 백번 주위에 와서 괜히 '이힝 아웅' 이러면서 몇번 운다.
은근히 소외되는 우리 왈츠. 대신 왈츠는 항상 내가 두 다리를 세우고 앉아 있거나 의자에 앉아 있을 때 무릎을 차지하려는 유일한 고양이다. 가장 몸집이 작고 가장 유연하여 내게 난로도 되어 주면서 금방 내 허벅지에 앉아 잘도 잔다.
고양이 잘 때 가장 귀여운 포즈 중 하나는 손으로, 아니 앞 다리로 얼굴 가리고 자는 것.
주로 빛을 피하기 위해서 눈을 가리기도 하고 또 얼굴을 가려서 체온 많이 뺏기지 않으려고 하는 행위라고 한다.
강아지는 확실히 표정이 다양하고 그렇고 정면에서도 활짝 웃는 표정을 보여주지만 고양이는 항상 입은 앞에서 보면 근엄하다. 하지만 계속 보다 보니 고양이는 항상
고양이는 항상 옆모습으로 웃고 있지.
삼바가 삐졌을 때 나를 향해서 궁뎅이를 보여주며 저렇게 앉아 있다.
반은 삐쳤을 때 같고 반은 그냥 인 것 같다.
냥모나이트로 알려진 자세.
저렇게 냥모나이트 자세를 하면서 자기 덩구녕에 코를 박는 자세로 잘 수 있는 냥반은 우리집에선 왈츠밖에 없다.
잘 때 고양이가 있으면 따뜻하다.
가끔 우다다할 때 짜증난다.
털때문에 부드럽다.
털 때문에 이불과 잠옷은 고양이털로 난리다.
이미 난 고양이다............
고양이와 잠.
벚꽃과 봄과의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