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가 된 마음
하루는 친구에게 고민상담을 털어놓은 적이 있어요. 내가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그 사람은 나에게 눈길조차 머무르지 않는다고요. 그랬더니 친구가 가질 수 없다면 부숴버리라고 웃긴 농담을 던지더군요. 그 말에 잠깐 웃는 척은 했지만, 금세 표정이 다시 돌아오고 말아요. 올려다 보기도 벅찬 그대를 내가 무슨 수로 건드릴 수 있을까요.
그리고 사실 그런 마음조차 들지도 않고요. 사랑만 전하고 싶습니다. 진심만 전하고 싶고요. 거짓 하나 없는 사랑을 당신에게 매일매일 전달해 주고 싶어요. 어찌 된 일인지, 당신에게는 이런 하얀 마음만 내보이게 돼요.
당신 앞에만 서면 나는 꼭 유리가 된 것 같아요. 숨길 수 없는 마음이 표정과 몸짓으로 고스란히 드러나서 괜스레 민망해져요. 당신은 관심도 없을 텐데 혼자서 안달 나고, 설레기도 하고, 우울해하기도 한답니다. 말도 행동도 자꾸 서툴러지고, 이상하게 눈만 마주치면 실수를 하게 돼요. 내가 알던 내가 아닌 사람처럼 굴게 되는 순간, 유리로 만든 로봇이 된 기분이랄까요.
그래도 이 마음을 함부로 쏟아내고 싶지는 않아요.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 또한 그대로 존중해 주는 게
맞는 거니까요. 그래서 내가 깨지지 않도록 조심스레 이 마음을 간직해 보려고 합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바래도 될까요. 내 진심이 닿았을 때, 아주 조금이라도 나를 바라봐 줄 당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