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사랑은 결국 독이었다

평행한 관계

by 윤밤

이제는 안다. 이기적인 사랑은 독을 품어 시뻘겋게 보일뿐.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처라는 것을. 갑과 을이 정해진 집착과 원망의 관계는 더 이상 사랑이라 부르기 안타까운 사이일 뿐이라는 것도. 사랑이란 이름으로 서로를 옭아매기 시작하면 애정은 금세 모양을 잃고, 마음은 가시처럼 날카롭게 남겨진다. 붙잡기엔 아프고 놓기에는 미련이 남아서 어설픈 줄다리기만 이어지다 보면 결국, 서로를 끌어당기고 밀어내는 일에 지쳐 마침내 사랑마저 지쳐버린다.


그러므로 우리 골고루 사랑하자. 하나가 짐을 다 짊어지지도 않고, 하나가 늘 손을 내밀기만 하지도 않는 평평한 사랑을. 연약한 모습을 보일 때는 감싸주고, 강인한 모습 앞에서는 보고 배우며, 지치고 힘들 때면 서로가 서로의 어깨에 파묻혀 울어도 괜찮은 사람으로 남아주자. 고개를 들 용기가 없을 때는 서로의 등을 가만히 쓸어 올려주자. 기쁜 일에는 누구보다 먼저 공감해 주며, 네 기쁨이 내 기쁨인 것 마냥 함께 축하해 주자. 성급한 기대 대신 조용한 믿음으로 채워가자. 가늘고 길게, 굵지만 부드럽게, 짧지만은 않게.


나는 너의 그늘이 되고 너는 나의 하늘이 되자. 서로의 역할이 바뀐다 해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작은 변화로 흔들릴 때마다 나란히 걸음을 맞추며 우리만의 속도로 우리만의 모양으로 사랑을 만들어가자.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