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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선

구제

by 윤밤

이미 동굴인데도 더 깊은 동굴 안으로 들어간다. 뭐가 그리 두려웠을까, 무서웠을까.

어디까지 들어가야 마음이 놓일까. 더욱 어둡고 깊은 곳으로 들어가 봐야 아무것도 없고, 나오는 것은

더더욱 힘들 텐데. 알면서도 본능적으로 아무도 찾지 못하는, 나 조차도 잃어버릴 곳으로 들어간다.


세상이 무너졌을까? 아니.

누가 나를 죽이러 오는 것인가? 아니.

그럼 왜 이리 깊은 곳으로 숨어버려? 숨을 쉬기 위해서.

그저 조금 더 숨을 쉬고,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그렇게 도망친 곳엔 낙원이 있어? 아니.

그저 축축한 땅과 서늘한 공기, 울려 퍼지는 고함뿐.





주위에 스스로를 가두는 사람이 있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그들을 구해주세요.

그들은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야 하는지, 언제 나가야 되는지 모릅니다.

그들을 챙겨주세요, 그리고 사랑해 주세요.

혼자가 아니라고 너 곁에는 사람이 있고, 사랑이 있다고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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