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지원 May 23. 2022

새벽 배송보다 빠른 실망이 나에게 알려준 것

아픈 마음 끝에 매달린 진심

때때로 울컥거림이 찾아온다. 마치 피치 못할 사정으로 헤어져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가족을 그리는 것처럼. '그렇게 슬프거나 아프거나 초조하지는 않아요' 라는 나의 대답은 사실 거짓이다. 아니 때로 사실인  같으나 많은  그렇지 않다. 나는 알고 있다. 많이 원하고 원한다는 것을. 언제 오려나  그리워하고 눈물짓는  마음을. 하지만 그것을 입밖으로 소리내어 꺼내면 내가 무너질까봐 아픔을 다시 담을  없을 것만 같아서 그렇게까지 절박하지 않은 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런 약한 나를 아는 또다른 나는 담담하고 강한  많이 바라지 않으니 힘들지 않다고 토닥인다, 괜찮다고. 하지만 괜찮지 않다. 무력감과 슬픔과 우울감이 나를 깊은 심연으로 잡아끈다. 끌려가지 않으려고 안간힘 쓴다. 예정일이 하루 이틀 지나면 몸의 모든 증상들이 임신 초기증상으로 느껴진다. 사소한 가려움, 열감, 아랫배의 당김이 나만의 증거가 된다. 아닐 것을 알면서도 혹시나 이번에는 하는 마음으로 새벽 빠른 배송으로 임신테스트기를 주문한다. 주문한 물건이 도착하기도 전에 생리가 시작하고 기대하지 않았던 날들보다   실망이 찾아온다. 그게 아님을 알면서도 나의 의식의 흐름은 '부모될 자격 없음'으로 이어진다. 자격이 없어서 내가 부족해서 아이가 찾아오지 않는 불쌍하고 약한 나를 만들어버린다. 그게 아님을 알면서도 말이다. 강의 마지막에  주문처럼 함께 읽는 '무엇을 해도 무엇을 하지 않아도 존재 가치를 증명해내지 않아도 , 그리고 우리는 온전히 있는 그대로 귀하고 소중하다'라는 문구는 이런 나에게 아직도 여전히 필요한 메시지이다. 이런 나라서 이런 약하고 작은 나라서 타인에게  공감할  있다는  아이러니이자 축복이다. 바라건대 너무 늦기 전에 아니 늦더라도, 부모가 되는 선물을 허락하시기를. 영화 <아이  > 대사를 정리하다가 '좋은 부모' 대해 그리고 '아이의 권리' 대한 생각이 여기까지 이어졌다. 아이가 말하는 '바라는 것은 오직 사랑 '이라는 말에  위로를 받고 안도하는 나를 발견한다. 내가 나의 부모될 자격을 말한다면 나도  눈으로 부모님을 그리고 다른 부모를 판단하고 있다는 거겠지. 그러지 않기를, 오직 사랑을   있다면 좋은 부모임을  마음으로 그리고 눈으로 바라보기를. 오늘 아픈 마음 끝에 매달린  진심을 심연의 무거움이 끌어당길  꺼내어   있도록 간절한 마음을 담아 마음 깊이 심는다.


https://m.blog.naver.com/dove7522/222743699305


작가의 이전글 말과 행동은 스스로가 살아온 방식을 드러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