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고 싶은데, 들키고 싶진 않았다

by 윤담

나는 사랑을 받고 싶었다.

누군가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었고,

그 마음을 의심 없이 믿고 싶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사랑을 받는 내가 온전히 들키는 것은 두려웠다.



누군가 나를 너무 깊이 들여다볼까 봐,

내 안의 복잡하고 어두운 마음까지 알아버릴까 봐,

상대가 내 모든 걸 알고, 내 마음의 주도권을 빼앗길까 봐,

어느순간 나만 좋아하는 상태가 되어 있을까 봐,

무슨 감정인 지 알 수 없지만 무서웠다.



그래서 나는 자꾸 ‘괜찮은 나’, ‘조심스러운 나’, ‘너무 많은 걸 바라지 않는 나’를 연기했다.

다정한 척, 여유로운 척, 무던한 척.

사실은 그 모든 ‘척’ 뒤에

나도 사랑받고, 사랑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어릴 때부터,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냈을 때 생긴 상처나 외면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점점 더 보이지 않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말을 줄이고, 감정을 감추고, 선을 먼저 그었다.

‘이 정도면 부담스럽지 않겠지’

‘여기까지만 보여주면 안전하겠지’

그렇게 나는 나를 점점 더 투명하게 만들었다.



투명하다는 건,

상대가 무엇을 느끼는지 보이지만,

내가 어떤 마음을 갖고 잇는지는 보이지 않는 상태다.

나는 늘 상대의 기분을 살피지만,

정작 내 감정은 안전하게 숨기고 안도한다.



문제는,

그렇게 숨기고 감추는 사이에

관계가 자꾸 ‘일방적’으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나만 조심하고,

나만 맞추고,

나만 기다리는 관계 속에서

나는 점점 더 외로워졌다.


나는 늘 사랑을 원했지만,

내 마음을 꺼내지 않음으로써

결국 그 사랑으로부터 멀어지고 있었다.



마음을 숨긴다는 건

나를 지키는 방법 같지만,

사실 나를 고립시키는 선택지였다.



나는 괜찮은 척하며

혼자 아파했고,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관계 속에서 조용히 고립되어 갔다.



- 사랑받고 싶다면,

내 감정도 함께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상대에게 감정을 들킨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진짜 사랑은

내 마음이 ‘들키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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