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아 주세요

깎아달라고 하기 전에...

by HR POST

깎아 주세요.

한국인들이 외국 여행을 가면서 여행책자에서 주로 찾는 문장 중 하나가 바로 "깎아 주세요"다. 특히 서양보다동남아 여행을 할 때 주로 사용한다. 물론 그들이 바가지요금을 제시하기 때문에 사용하는 문장일 수 있지만 과연 이 문장이 꼭 그런 경우에만 사용되는 문장일까?


사실 가격이 맞지 않으면 안 사면 된다. 그게 소비자의 권리다. 판매자는 가격을 제시하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다. 그래서 가격이 비싼 물건을 파는 매장은 점점 도태되고 결국 망하게 된다.


그렇다면 소비자의 권리만이 중요할까? 판매자는 권리가 없는 것일까? 궁금해진다.



'덤'의 의미?

왜 우리는 깎아달라는 말을 할까? '분명히 바가지요금일 거야.'라는 생각이 내재되어 있거나, 무심코 습관처럼 던지는 말일 수도 있다. 아니면 한국인이 말하는 '정'일 수도 있다. 바로 '덤'이라는 단어다.


그런데 '덤'이라는 것은 판매자의 마음 아닌가? 그게 어느 순간부터 소비자의 권리가 되었고 소비자가 마치 시장의 왕처럼 군림하게 되었다. 그래서 전통시장에서 덤을 주지 않거나, 개인 사업자가 덤을 주지 않으면 야박한 사람이 된다. 심지어 어떤 소비자들은 '덤도 주지 않냐고'라고 협박까지 한다. 경쟁(?) 업체에 가겠다는 거다.


이상하다. 덤은 분명 판매자의 권리이자 '정'인데, 소비자는 이 덤을 가지고 판매자를 협박까지 한다. 요즘에는 SNS이라는 좋은 무기(?)가 있어 그 공격력이 파업 업 되었다. 신기하다.



세일의 뜻?


그래서일까? 어떤 회사들은 미리 가격을 높게 측정해서 물건을 판다고 한다. 그리고 그 가격에 사는 고객은 그냥 호구로 여기고 물건을 판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세일 SALE'이라는 외래어를 이용하여 소비자에게 가격을 제시한다. 여기서 SALE이라는 단어는 할인을 뜻한다. 그런데 영문 그대로 해석하면 '판매'가 된다. 그리고 가격은 점점 내려간다. 하지만 50%, 60% 세일이라고 했던 가격이 원래 팔려는 가격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그래서 한국 문화에 '깎아 주세요'는 흔하게 통용되는 말인가? 그런데 여기서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체면과 야박한 사람들은 체면 차리기 좋아한다. 누군가에게 무시받기 싫어하며 자신을 더욱 부티나게 보이고 싶어 한다. 그래서일까? '깎아 주세요'라는 말은 비싼 메이커 매장에서는 듣지 못했다.


사실 비싼 메이커 매장이 가격에 거품이 있고 그 가격이 소비자에게 깎아진 가격으로 판매되어야 하는데, 웃기게도 전통 시장의 싼 물건에 소비자들은 더 야박하게 '깎아 달라는'말을 자주 한다. 비싼 메이커 매장에서는 자신의 체면을 차리더니 열심히 살아가는 전통 시장에서는 그 체면이 보이지 않는다. 이때 소비자는 야박해진다. 물건을 야박하게 깎는다. 체면보다는 야박을 선택한다. 만약 깎아주지 않으면 소비자는 판매자에게 '야박하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진짜 야박한 사람은 '덤'을 주지 않는 판매자가 아니요. 힘들게 사는 판매자의 가격을 깎으려는 소비자에게 있다.



깎아주세요의 함정


판매자는 '깎아 주세요'를 대비해서 가격을 올리고 소비자는 '깎아 주세요'를 통해 판매자를 야박하게 만든다. 판매자의 바가지가 문제의 원인일 수도 있지만, 거꾸로 소비자의 '깎아주세요'가 문제의 원인일 수도 있다. 문제를 조금만 뒤집어 보면,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의 문제가 된다. 그런데 여기서 진짜 문제는 가격에 있지 않다.


진짜 문제는 바로 '마음'이다. 판매자와 소비자가 마음의 관계이다. 서로의 마음이 진짜 덤이 되고 정이 된다면 그것은 참으로 좋은 현상이다. 하지만 현대인들의 마음에 얼마만큼 덤에 대한 예의가 있을까? 아쉽게도 그런 모습을 많이 못 본다.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지만, 자본이라는 서로의 줄다리기에 결국 마음을 잃고 마는 것이다.


입에서 흔히 말하는 '깎아 주세요?'라는 말을 하기 전에, 잠깐 서서 시장에 물건을 파는 사람들을 바라보자. 그리고 그들 등 뒤에 있는 그들의 삶을 보자. 무엇이 보일까? 한 가정의 아버지이고, 한 가정의 어머니로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삶에 자신의 모습이 비치지 않을까? 잘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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