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의 즐거움 / 독서

by HR POST
image_2279241601512619440343.jpg?type=w966


저녁 4시~10시, 화~토요일에 동문길 114에 불이 켜져 있다. 동문 서점이다. 동문 서점은 동문길 114에 있다. 동문길 도로명 주소다. 동문길은 예로부터 예술의 거리, 서점 거리로 유명한 곳이다. 지금은 그 이름만큼 다양한 색을 못 바래고 있지만 아직도 골목길 구석구석에 그 흔적을 쉽사리 찾을 수 있다.


왜 저녁 시간에 문을 여는가?

사실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이다. 모든 시간을 운영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두 가지 시간대에서 고민했다. 낯 시간대와 저녁 시간대. 여러 가지를 비교하고 우리는 저녁을 선택했다.

서점의 정체성도 저녁이 맞았고 서점 인테리어도 저녁과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동문 서점에 저녁 시간에 오면 조용히 앉아 독서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원했다. 4시에서 6시까지는 낮 느낌을 볼 수 있다.

책과 함께 보내는 시간. 그리고 간단한 담소. 어차피 낭만을 위한 독립 서점 창업이라면 더 낭만적으로 저녁 서점이라는 모토가 마음에 들었다. 서점은 어두워진 동문길에 불을 밝히고 있다. 작은 바람은 동문길이 진짜 서점 거리 같은 느낌 있는 거리가 되길 원한다.


동문길


동문길, 옛 명성은 사라지고, 지금은 조용한 거리가 되었다. 한옥마을과 객사 사이에 위치해 있지만, 그저 지나가는 길이 되어 버렸다. 예전에 거리의 정체성을 잘 지키고 있어야 하는데, 시장의 변화와 세상의 변화로 거리는 정체성도 잃었고 시장에서도 점점 쇠퇴해졌다. 하지만 최근 여기저기에서 다양한 문화 활동으로 거리를 살리려는 노력들이 있다. 그리고 다양한 매장들이 다시금 자리를 잡고 있다.

동문 서점에서 사람들이 책을 보기 위해 모이고 책을 논하며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상상을 했다. 그 상상이 여기서 끝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상상을 잠깐 이나마 현실로 구현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서점을 시작했다.


image_7727396741512619440230.jpg?type=w966


독서의 즐거움 / 몰입

세상에는 다양한 여가가 있다. 모든 여가는 저마다의 재미가 있다. 그런데 왜 독서는 여가가 아니고 취미, 특기로 분류되어 생활 기록부에 기록했을까? 어렸을 때부터 쓰기 난감한 칸이 취미, 특기 부분이었다. 난 특별한 취미나 특기가 없었다. 아니 그것이 뭔지 몰랐다.

독서는 일상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독서가 일상이 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처음 책을 펴기가 어렵다. 딱 10분 책을 읽기 위해 집중하는 시간 10분이 중요하다. 사실 그 10분 이후에는 독서가 엄청 쉬워진다. 딱 10분만 집중하면 그다음부터 몰입되기 시작한다.

몰입의 중간중간에 몰입의 플로우(Flow)를 방해하는 다양한 잡생각이 발생하기는 하지만 의식적으로 다시 독서에 집중하면 그때부터 독서는 말릴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이 몰입을 위해 우린 10분 집중력을 위한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이 10분은 인위적인 설계가 필요하다.



환경


독서는 환경이 중요하다.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공부하는데 환경을 탓할 수 있냐? 독서하는데 환경을 탓할 수 있냐? 다 의지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다.' 과연 그럴까? 환경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 개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의지가 만드는 환경도 중요하다.


IMG_7104.jpg?type=w966


독서에 환경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책을 읽는다는 것은 대단한 집중력이 요구된다. 집중력은 엄청난 힘이 아닌 사실 힘 빼기의 기술인데, 그 힘 빼기 기술이 주변 환경에 따라 매우 큰 영향을 받기에 우리는 힘을 빼기보다는 힘을 준다. 조용한 음악, 적절한 조명의 조도, 그리고 널찍한 테이블, 좋은 환경 속에서 우리는 독서에 쉽게 빠질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환경에서 독서는 매우 어렵다.


독서에 쉽게 빠지게 하는 환경
그것이 바로 집중력이다.

독서하는 공간은 매우 중요하다. 동문 서점은 독서를 위한 최상의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적절한 온도와 조고 그리고 잔잔한 음악. 저녁에 책을 읽는 공간이 되고 싶다. 1시간 만 책을 읽어도 사실 많은 것이 달라진다. 그리고 막상 독서를 시작하면 1시간도 생각보다 길다. 하지만 독서에 빠지면 1시간이 매우 짧다.

한국인은 독서를 많이 안 한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난 한국인은 많은 텍스트를 읽는다고 생각한다. 단지 책을 읽을 공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집 구조도 티브이를 중심으로 형성된 구조이기 때문에 책을 읽을 공간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 잠깐잠깐 피상적인 정보를 습득하는 뉴스에 노출되어 있을 뿐, 사고를 요하는 생각의 시간은 매우 부족하다. 즉 환경이 뒷받침돼야 사람들도 독서를 늘린다고 생각한다. 생각해 보자. 한국의 도서관이 과연 선진국에 비해 인구 대비 얼마나 많이 분포되어 있는지?


image_2002963981512619440075.jpg?type=w966


독서의 즐거움


독서는 즐거움이다. 독서 자체만으로도 삶이 즐거워진다. 책을 읽는 과정은 상상을 하는 과정이다. 즐거운 호르몬이 머리에 가득해진다. 독서는 자신을 자라게 하는 자양분이 된다. 음식이 몸을 자라게 한다면, 독서는 정신을 자라게 한다. 독서의 즐거움을 더 논해서 무슨 의미가 있으랴... 독서는 독서다.

동문 서점은 독서한다. 독서하면서 그냥 시간을 보낸다. 그게 본질이자 동문 서점이 나아갈 길 같다.



동문 서점
동문 길 114
전주시 완산구
오후 4시~10시 저녁 서점 (화~토 운영, 일 월 휴무)



bpyfwb9JCuILwaz9qKijRN96mG4


keyword
작가의 이전글주말엔 숲으로 - 숲에서 주는 교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