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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고 싶다고?

by HR POST

퇴사?


퇴사하면 뭐할까? 퇴사를 부축(?)이는 사회에서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만약 누군가 월급을 200만 원 받는 직장에 다닌다고 가정해 보자. 월급 200만 원이면 사실 넉넉한 월급이 아니다. 특히 서울살이에서는 매우 팍팍한 월급이다. 월세 내고 공과금 내고 이것저것 비용을 빼면 한 달에 몇 번 외식이나 할까? 거의 최저 임금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대부분의 퇴사의 원인은 '돈'때문만은 아니다. 엮이고 엮인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주된 요인이며, 내부적으로는 무언가 새롭게 창업을 하고 싶은 마음에서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도전은 좋은 것이다. 젊은 나이에 도전하지 않는다면 언제 도전해 보겠는가?


사실 퇴사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아주 좋은 회사를 다니는 친구와 별로인 회사를 다니는 친구. 아주 좋은 회사는 들어가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들어가 보니 이거 인간적이지 않다. 마치 거대한 회사의 부품과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개인의 창의성은 무시되고 거대한 시스템 안에서 꼰대처럼 늙어 가는 것 같다.


별로인 회사. 이건 말해서 무엇하랴. 회사 생활도 별로인데 월급까지 적다.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퇴사 이후?


퇴사 이후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퇴사 이후 새로운 것을 배우기도 한다. 결국 시간이 흘러 일상의 굴레에 들어올 때 우린 두 가지 중 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다시 회사를 들어가거나, 자영업을 시작하거나...


창업(?)이라는 멋진 말 뒤에 현실은 신문 기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영업이 기다리고 있다. 자영업의 종류는 수천 가지이니 그 수천 가지 이야기는 다 모르겠고, 자영업의 돈만 환산해서 이야기를 해보자. 정말 퇴사가 답인지...



계산


월급 200을 받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나? 우선 자영업을 하면 초기 투자 비용이 든다. 작은 매장을 꾸미려고 해도 최소한 1000만 원에서 2000만 원은 든다. (인테리어는 셀프로 해도...) 이거는 뭐, 지금까지 회사를 다니면서 모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잡다한 돈들이 필요해진다. 하다 못해 회사에서 편히 쓰던 인터넷마저 매월 2만 원 넘는 돈을 내야 한다. 전기세... 상하수도세... 집기류... 문구류... A4용지... 잉크...(토너는 왜 이리 비싼가...) @.@


무언가를 팔아 개당 3000원~4000원의 이윤을 남기면 그 이윤이 어느새 조금씩 새기 시작한다. 그리고 계산을 해보니 순수하게 월급 통장에 200만 원이 찍히려면 초기 투자 비용 빼고도 이윤을 30%로 잡았을 때 매출이 670만 원은 찍어야 한다. 커피 한 잔을 5000원을 받는다고 가정할 때, 커피 1340잔을 팔아야 670만 원의 매출을 올린다.


몇 잔? 1340잔! 1340잔!


여기서 끝이라고? 아니다. 저건 매출이 670 나올 때 어떤 물건을 30% 마진율로 팔았을 때 나온 수익이다. 문제는 30% 마진율에서 관리비와 기타 잡비... 거기다... 4대 보험비까지 빼야 한다....@.@ 올해 보험비는 또 올랐다. (정부에서 지원해 준다고... 어차피 내가 낸 세금에서 일부 환급 받을 뿐이다. 그것도 20~30% 정도일 뿐...)


그럼 자신이 가져가는 임금은 점점 줄어든다.


그럼 결국 월급 200도 못 가져간다. 자기 사업이기 때문에 쉬는 날은 더 없다. 회사의 경우 누군가에 부탁하거나 자신의 일이 아니면 안 하면 그만이다. 물론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최소 요즘 같은 시대엔 주 5일을 보장받는 경우가 많다.


자영업자에게 자유(?)가 많이 주어질 것 같으나... 그것은 환상이다. 자영업자가 되는 순간, 고객은 정말 왕 중의 왕이 된다. 거래처는 정말 왕 중의 왕이 된다. 주말이든 공휴일이든 부르면 가야 한다. 왜냐고? 팔아야 하니까...


법으로 누가 보장해주는 것도 없다. 매일 빠져나가는 관리비와 보험비... 그리고 쌓여만 가는 재고.


어떤 이는 쌓이는 재고를 보며 배부르다고 말하지만, 그건 팔리지 않으면 쓰레기가 된다. 그래 언젠가는 팔리겠지. 그래 언젠가...



퇴사가 정말 답인지 생각하시길...


퇴사가 답일까? 오히려 퇴사가 답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퇴사를 이용하여 돈을 버는 사람들이다. 퇴사 00, 퇴사 00 퇴사하고픈 사람들의 마음을 이용하여 돈을 벌고 있다.


퇴사 후 현실로 돌아왔을 때 시장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시장은 나랏님도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


회사라는 울타리가 가끔은 불편하고 나를 짓누르으는 것 같아도... 다시 생각해 보면, 회사만큼 법적인 안정 장치도 없다. 대부분의 회사는 법인이기 때문에 함부로 근로자를 퇴사시킬 수도 없고, 이윤이 안 나는 노동자와의 관계를 유지할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 회사 직원을 성장시키지 않을 수 없다.


퇴사가 답이라고 사람들의 내면을 살살 긁어서 퇴사를 종용하는 글들을 보면 과연 저 사람들이 스스로 자영업을 하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 퇴사를 이용하여 책을 내거나 퇴사를 이용하여 모임을 만들어 돈을 벌지 말고. 당당히 사업을 해서 돈을 벌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하긴 그것도 사업이긴 하다. 퇴사하려는 사람들에게 돈을 받는...


정말 퇴사가 답일까? 고민하는 분들에게 말하고 싶다. 이직은 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퇴사 이후의 삶에 자영업은 답은 아니다. 장사. 그건 회사를 다니는 것보다 최소 2~3배는 힘들다. 해보면 안다.


그게 현실이다.


장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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