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공경해야 할까?
왜? 우리는 어른을 공경해야 할까?
자신의 아버지 어머니는 키워 줬기 때문에 감사할 수 있지만,
모르는 어른까지 우리가 공경할 이유가 있을까?
일상에서 흔히 만나는 꼰대 같은 어른들,
나이 많다고 나이 어린 사람을 함부로 여기는 사람들.
특히 한국에 존재하는 "싸가지"라는 단어의 의미를 보더라도,
우리는 어린 사람에 대한 존중이 없다.
존중받지 못하는 아이가 어른을 공경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없다.
전혀 없다.
하지만 딸에게 이 동화책을 읽으며 전해 주고 싶은 이야기는 있다.
그건 바로 사람에 대한 존중이다.
흔한 농담 말로 망태 할아버지가 너희를 잡아간다고 말한다.
사실 이건 유괴다. 범죄다.
우스갯소리로 말할 것이 아니다.
그만큼 세상이 무서웠고, 아이들에 대한 존중이 없던 세상이었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을 들어야 했고,
동네 어른들의 말을 들어야 했다.
그냥 그게 당연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어른이니까.
아이들은 어른들의 굴레 속에 갇혀 자신의 행동에 제약을 받았고
어른들의 별로 잘나지도 않은 경험에 비추어 비난을 받아야 했다.
어른들 자신들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일들을
아이들에게 강요했고, 아이들은 그들의 말을 따라야 했다.
누구를 위한 말이었을까?
누구를 위한 그들의 조언이었을까?
망태 할아버지를 조심하라는 어른들의 말은,
사실 타인이 아닌, 나에게 먼저 그 화살이 겨눠줘야 했다.
아이를 위해 장난감을 준비하고,
아이들을 위해 주변 사물을 보고,
아이들을 위해 놀 공간을 만들어 준 적이 있는가?
주차장이 먼저였고,
노인회관이 먼저였다.
그곳에 아이들의 놀 공간은 없었다.
아이들은 가만히 있어야 했고,
그들은 새 장 속에 갇혀야 했다.
타인을 향한 어른들의 "망태" 이야기는
곧 자기 자신을 이야기하는 추악한 모습이었다.
그 망태는 바로 어른인 내 등 뒤에 있었다.
아이들에게 어른들을 공경하라고 말할 필요가 없다.
아무것도 해 주지 않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공경을 강요하는 것은 권위일 뿐이다.
아이들의 놀 공간을 만들어 주고,
아이들의 인형을 만들어 주고,
아이들을 위한 시간을 내어 주는 것.
그곳에서 아이들은 어른들을 진정으로 공경하기 시작한다.
미래 세대들이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
미래 세대들이 뛰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
그것이 공경이 시작이자. 끝이 아닐까...
곧 다가올 4월 16일...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 줬을까?
그저 아이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만 말했을 뿐,
그들을 우리가 말한 새장에 갇아 놓았을 뿐,
진정으로 그들을 위한 망태를 준비했을까?
아니 지금은 준비하고 있을까?
그 아픔 뒤에서도 우리는 누군가를 비난하고 질책하기만 바쁘고
아이들을 위한 공간들을 마련하고 있을까?
못 쓰는 주차장이 아이들의 뛰노는 공간이 되고
버려진 상자들이 로봇이 되었을까?
아이들을 위한 망태는 준비하지 못하고
어른들의 욕심만을 채우는 망태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5년이 지나도...
아이들의 놀이터는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말한다.
어른들을 공경하지 말라고...
그리고 너희들이 세상을 바꿔 달라고...
그리고 너무도 너무도...
미안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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