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왕이다?

우리의 잘못된 슬로건

by HR POST

왕?


왕이란 무엇인가? 고객이 왕이다? 고려시대, 조선시대로 끝난 왕조 문화가 21세기 민주주의 공화국에서 다시금 나타난 이유는 무엇일까? 왕이란, 무엇일까? 성리학에서 왕이란 백성을 섬기고 다스린다고 했다. 그렇다면 왕은 섬기고 다스려야 한다. 하지만 사실 '고객이 왕이다'라는 말은 앞 뒤가 안 맞는 말이다.


왕은 섬기고 다스려야 한다. 그렇다면 자영업자를 섬기고 다스려야 한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2000년 초반부터 장사의 슬로건으로 제시된 '고객은 왕이다'라는 문구는 세상을 너무도 많이 바꾸었다.



서비스가 아니다.


'고객의 왕이다.'라는 표현은 기업주에서 나온 표현이다. 사실 기업주는 고객을 실질적으로 대면하지 않는다. 그들은 단지 피라미드 꼭대기에 앉아 종업원에게 고객들을 섬기라고 압박한다. 그래서 '고객은 왕이다.'라는 표현 뒤에는 '너는 하인이다.'라는 표현이 내재되어 있다. 고객들은 왕으로 대접받는 것 같지만, 그들은 돈을 지불한다. 실제로 왕은 기업주이다. 기업주가 왕처럼 종업원 위에 군림하고 고객의 돈을 공납받기 때문이다.


서비스 산업이 발달하면서, '고객은 왕이다'라는 표현이 작은 동네 식당에서조차 걸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오만해졌고, 종업원을 하인 부리듯 함부로 대했다. 얼마의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면 자신들이 마치 왕인 것처럼 행동했다. 하지만 그들도 그들의 일터로 돌아가면 하인에 불과했다.


하인으로 섬기다 고객이 되면 과거 하인으로 섬기던 설움에 대한 복수를 또 다른 하인에게 전달한다. 이러한 굴렁쇠 속에 자신들의 영혼이 파괴되어가고 있음을 망각한다. 어차피 돈은 기업주에게 들어간다. 실제로 왕은 보이지 않는다. 과거 왕의 용안을 보기 힘들었던 것처럼, 현재도 왕의 용안을 보기는 힘들다.


조선시대에도 나라의 주인은 백성이라고 했다. 21세기에도 '고객은 왕이다.'라는 표현을 한다. 하지만 나라의 주인이 백성도 아니었고, 고객은 왕이 아니었다.



우리의 거울


잠시 거울을 보자. 오늘 힘들고 지친 하루의 80%는 관계의 힘에서 쏟은 에너지일 것이다. 힘으로 일을 하거나 바쁘게 움직이는 것은 사람을 힘들고 지치게는 만들지 않는다. 단지 피곤할 뿐이고 밥을 먹고 푹 자면 원상복귀된다. 하지만 관계에서 힘들고 지친 에너지는 채워지지 않는 스트레스로 마음속에 쌓이고 쌓인다.


오늘 만난 고객과의 줄다리기, 오늘 만난 고객의 컴플레인, 오늘 받은 상사의 스트레스... 모두들 정신적인 작용이다. 그래서 우리는 점점 현대사회에서 지치고 힘들어진다. 그러다 어느 날 거울 속에 비췬 자신을 보면,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자아에 대한 원초적인 질문을 던진다.


거울 속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남에게 비췬 나는 어떤 모습일까? 내가 일상에서 보지 못한 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나는 고객일까? 나는 왕일까? 내가 보지 못하는 나의 모습이 나를 지치게 만드는 세상을 만들고 있지는 않는가? 잠시 거울 앞에 서서 나를 쳐다본다.



Understand differ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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