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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기목 Feb 27. 2023

꾸준함

한결같이 부지런하고 끈기가 있다.

누구나 더 나아지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각기 다른 계기로 변화를 다짐하고,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변화는 극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하루이틀의 운동으로 몸은 극적으로 변화하지 않으며, 하루이틀의 공부로 지식의 풀이 극적으로 커지지 않는다. 꾸준함이 뒷밤침되지 않으면, 창대한 목표는 미약한 결말을 맞게 된다.


극적인 변화를 체감하지 못한 사람들은 싫증을 느끼고, 일차원적인 욕구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게 된다. 그렇게 새해가 된 후 야심 차게 세운 목표를 그다음 해로 넘기기를 반복하며 성장의 기회를 계속해서 미룬다. 이는 관찰기이자, 내 경험담이기도 하다. 나도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폐기하는 일을 수없이 반복했다. 


하지만 실패만 한 것은 아니다. 흥미를 갖고 시작한 이후로, 지금까지 열정을 불태우는 것들이 여럿 있다. 그리고 지금은 열정이 식었지만, 꽤 긴 기간 동안 꾸준히 했던 것들도 있다. 꾸준히 하겠다는 다짐을 지킨 것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었다. 싫증을 느끼지 않을 만큼 너무 좋아했거나, 성장한 나를 기대하면서 하기 싫은 순간들을 참아내고 하루하루 시간을 쌓아가다 보니 어느 순간 변화를 체감한 것이었다. 


앞서 언급한 계획의 수립 및 실패의 반복과 꾸준히 해야겠다는 목표를 지킨 내 경험들의 공통점을 통해 어떻게 하면 꾸준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열쇠는 싫증을 느끼거나, 다른 유혹에 넘어가는 과정을 막는 것에 있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꾸준함을 향한 장벽을 넘어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쉽지 않은 일을 해낼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해내기 어려운 목표를 해내기 쉬운 목표로 바꾸면 된다. 장벽의 높이를 낮추면, 장벽을 넘기는 더욱 쉬워진다.


좋아하는 일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좋아하지 않는 일에 시간을 쏟는 것보다는 싫증을 느낄 확률이 적어질 것이다. 다만, 좋아하는 것도 해야 할 일이라 생각되면,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다. 특히 처음부터 완벽한 결과물을 내려고 할수록 부담감이 커지고, 꾸준함과 거리가 멀어질 수 있다. 좋아하는 일이기에 욕심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나, 처음부터 완벽한 결과물을 내기는 어렵다. 시행착오의 과정 없이 장인이 되려고 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부담감을 내려놓고, 즐기려 하는 편이 꾸준함을 향한 장벽을 뛰어넘기에 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더 높은 차원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건강을 위해, 혹은 체형을 가꾸기 위해서 운동을 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경우는 변화를 체감하기까지 유혹을 참아내고 해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변화를 체감하면 흥미는 자연스레 커진다. 앞서 말했듯, 누구나 성장 욕구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변화를 체감하기 전까지의 과정인데, 예전에 읽었던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 제시된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생각한다. 해당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 습관의 사슬을 만들고, 사슬의 시작점에 해당하는 보다 쉬운 습관을 형성하면 본래의 목표인 다음 습관으로 자연스레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일단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밖에 나서는 습관을 형성하면, 운동을 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은 더욱 쉬워진다. 목표를 이룬 뒤의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거나, 당장 체감되지는 않더라도 모든 과정이 성장의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생각하는 것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생각한다.


브런치의 출발점은 꾸준히 글을 쓰다 보면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고, 내 책을 내고 싶다는 욕심이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이 공간에서의 나는 꾸준함과 거리가 멀었다. 외부에 공개하는 글이 독자들의 마음에 들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당장 눈앞에 놓인 할 일들이 주는 압박감, 휴식하고 싶은 욕구와 같은 핑계를 스스로 납득하며 글쓰기를 자주 미뤘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러지 않으려 한다. 


글을 쓰는 일은 내가 좋아하는 일이지만, 더 좋은 글을 써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글쓰기를 즐기지 못하게 만든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는 브런치를 가벼운 주제든, 전문적인 주제든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면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공간으로 생각하려 한다.


이 글은 이전에 꾸준하지 못했던 나에 대한 반성이며, 앞으로 새로운 글을 더 자주 들고 오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이자, 나의 글을 읽어주는 사람들과의 약속이다. 그리고 이 글을 발판 삼아 꾸준함을 향해 더 큰 보폭의 발걸음으로 나아갈 것이다. 어떤 계획이든 창대한 결말을 맺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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