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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을바람 Apr 22. 2022

비 자발적 독립을 앞둔 아들

   언젠가는 완전한 독립의 시간이 오겠지요...



'독립' 이란 단어를 써 놓고 인터넷 국어사전을 검색해 보았다.

1.다른것에 예속하거나 의존하지 아니하는 상태로 됨.

2.개인이 한 집안을 이루고 완전히 사권을 행사하는 능력을 가짐.


어라?

아들에게 해당되지 않는 말들이다. 아들은 이제 몇 개월후면 만 20세가 된다. 그런데 독립이라니..

그것도 비자발적이라는 단서를 단 것은 아들이 집을 떠나 지방에서 대학생활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꿈을 쫓아 지방의 유수대학으로 진학한게 아니고 성적이 부족하여 '인 서울'진학에 성공하지 못했다.

사실 아들은 고3 수능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받고 정시 접수를 안하고 바로 재수를 할 뻔하다가 갑자기 흔히 지거국이라 불리는 지방국립대학에 원서를 넣고 합격하여 코로나 상황으로 비대면 수업인 탓에 1학기는 최소학점신청 후 재수학원 병행, 2학기는 휴학 후 재수에 올인했었다. 그리고 전적대학으로는 돌아가지 않는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우스갯말로 1년을 재수 공부한게 하니라 하룻밤만 자고 다시 수능을 치룬듯이 1년전과 별 차이가 없는 성적을 받고 말았다.


 아직 올해 정시 발표를 앞두고는 있으나 희망이 멀리 있기에 마음을 접고 전적대학의 기숙사 신청도 해 놓은 상태이다.

그리하여 처음 집을 떠나 홀로 생활을 앞두고 있기에 엄마의 입장에서는 이것도 독립이라 여겨져 마음이 쓰이고 쓰리다.

첫째인 아들은 특별히 좋아하는 분야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그저 엄마가 하라는 대로 공부하고 수동적으로 청소년기를 보내고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도 깊이 있게 고민하고 찾아보기보다는 엄마가 알려주는 정보에 의존하고 결정에 따르는 편이라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항상 못미더운게 사실이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이건 모두 엄마인 '나'로 부터 시작되고 현재도 진행중이다.

성급한 마음에 아들의 생각을 기다려주지 못하고 항상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고 따르라는 식으로 해왔으니 말이다.  결국 아들에게 부족함과 어려움을 극복하는 자세를 스스로 알 수 없도록 만들었다.

'엄마가 처음이라'....   이런말로는 변명이 안되겠지?


  아들이 공부할 대학은 남편과 나의 출신지역이기도 하고 나의 모교이기도 하다.

작년 비대면 수업인기간에 중간고사를 보러 가는 아들을 따라 추억여행이라는 이름으로 방문한 적이 있다.

그때는 ' 다시는 오지말자.' 하고 서로 간절히 바랬지만 어디 세상이 그리 만만하던가...

엄마 눈에는 뭔가 엉성한 아들이 재수 공부라고 야무지게 했겠나 싶어 한 동안  아들이 안스러우면서도 미웠는데 이제  집을 떠나 생활할 아들을 생각하면 짠한 마음 뿐이다.

나도 처음 집을 떠나 생활할때  해지는 저녁이 슬퍼서 우울했었고 저녁 잠자리에서는 눈물도 흘렸었다.

아들은 어떨까......


비록 비자발적 주거 독립이지만  아들이 행복하게 자신의 길을 걷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엄마의 가이드에서 벗어나 생활 독립을 하는 만큼 이제는 스스로의 책임하에 조금씩 진짜 성인이 되어가길 바란다.

어쩌면 낯선 환경에  실망하고 스스로 자존감이 낮아질 수 도 있겠지만 현재보다는 미래의 가치를 위해 노력하며 20대를 멋지게 시작하기를 응원할것이다.

그래서 언젠가는 완전한 독립이 되기를 ....  사랑한다!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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