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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을바람 Jul 02. 2024

세상  어디에도 있는 꽃과 잡초

  주말 동안  쏟아진 비에 잎이 약한 상추는 무사한지,

생장이 불균형으로 접어든 방울토마토가 다 떨어지지는 않았는지, 막 싹을 내민 열무는 무사한지 살펴보러

월요일 아침  주말농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텃밭에 갔다.

어쩜 그 비에 모두 무사하다.

다만 방제 시기를 놓쳐  병이 깊어진 오이는  그동안 나에게 준 10개 남짓의 오이를 남기고  찬란하게 임무를 마감했다.

그저 물이나 주면 되는지 알았던 주인을 만나 고생했다.

 며칠 전  나 홀로 씨앗 심기에 도전해 보았다.

그 이름은 공심채!

흔히 모닝글로리라 부르며 동남아등에서 밑반찬식으로 볶음요리로 많이 먹는 것이다.

줄기의 속이 비어 있어 이름이 공심채라 한다.

동남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더위에 강해서 여름에 키우기 좋다 한다.

다만  물을 엄청 자주 주어야 한다고...

씨앗이  내가 본 것 중 가장 크고 마치 보석 같다.


 어느 밭은 잡초하나 없이 말끔한데 우리 밭은 잡초가  좀 있는 편이다.

보기 싫지 않을 정도로만 뽑아준다.

이제 제 세상을 만난 듯  뽑아도 며칠이면 눈에 띄게 자라 있는 녀석들과 괜한 힘겨루기는 안 하기로 작정했다.

어떤 잡초에서는 꽃도 핀다.

농사하는 사람에게는 잡초이지만  듣는 풀은 기분 나쁘려나?


"내가 왜 잡초냐고? 난  그냥  풀이야 풀~  잘 알아보면 나도 이름이 있어!"



텃밭의  잡초를 생각하다가

개인적인 일로 생각이 많은 요즘  문득  내 마음속에 있는 꽃과 잡초는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누구에게나  마음속의 꽃은 분명히 있다.

그 꽃을 가린 거친 풀 때문에 괴롭고 화가 나기도 한다.

뽑아내려 해도 뿌리가 깊어 어느새 스멀스멀 올라오는 내 마음의 잡초들.


남과 비교하기.

겉모습으로 판단하기.

자기 합리화.

나를 살짝 포장하기.



흙을 고르고 다시 심은 씨앗이 예쁘게 나오고 한 살이를 다시 시작하듯  나의 마음에도 순한  잎이 나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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