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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을바람 Jun 25. 2024

풍년이 아니면 어때

  공심채가  잘 자란다기에 모종을 사러 갔더니  없다.

열무로 조금  생산의 기쁨을 보았던지라 열무씨와 오크상추 씨앗을 사서 주말 농장으로 갔다.

이것저것 할 일이 꽤 있을 거 같아 오늘만은  간식보다 새참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찐 옥수수도 사고 남편은 은근슬쩍 맥주 한 캔도 챙겼다.

윗텃밭을 보니 며칠새 감자를 캐셨고 그 윗 밭에서도 아저씨가 감자를 캐고 계시는데  한눈에 보기에도 크기가 크고 양도 많았다.

우리 밭의 감자는 아주 작은 감자가 땅 위로 올라와있다고

남편에게 상황을 알려 주었던 터인데  중간에 흙을 좀 덮어주었어야 한다나....

그리고 너무  얕게 심은 거 같다고 한다.

본투비 촌남자가 꽤나 농사에 해박할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모르는 것도 많다는 게 함정이다.


 땅 위로 올라와 파래진 감자와  이미 노래져서 땅 위로 누워버린 감자 넝쿨을 보더니  우리도 감자를 캐자고 한다.

어차피  한 두렁에도 못  미치는 양이니  계획에 없었다 해도 못할 건 아니다.

다만 심고 100일 정도 지나야 한다고 했는데 우리는  조금 늦게 심어 이제 70일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쑥! 하고 넝쿨을 잡아 다니니 그래도 감자가 대롱대롱 매달려서 나온다.

재미있다!!

비록  다른 분의 감자에 비하면 못난 감자지만  그래도 수확이 있다는 게 재미있고 좋다.

땅의 거름도 부족했고  심는 방법도 서툴렀고 물을 주는 것도 갈팡질팡한 데다  사람으로 치면 조산(?)인데도 기쁨을 주다니  이게 농사의 재미인가 보다.

감자를 캐고  방치된 시금치를 다듬어와서 두 가지를 넣고 된장국을 끓여 먹었다.

완전한 농부의  1일이다.

풍년이 아니면 어떤가..

이렇게 무언가를 배우고 다음에 잘하면 된다.


 불과 2주 전에 나에게  賞을 받고 쑥쑥 크던 오이에게 병이 생겼다.

원래 병에 잘 걸리는 작물이라고는 하는데  한 삼일 만에 잎이 노랗게 되고  애기 오이들도 영...

찾아보니  노균병 증상이다.

농약을 주어야 하나 어쩌나 망설이다가 일단

유기농업에서 인정받았다고 되어 있는 걸로  사보았다.

줄 것인가  말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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