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을바람 Jul 09. 2024

너의 일은 무엇이냐?

 내가  좋아하는  소설가  김연수 님의  작품제목 중에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이 있다.

아마도 이어지는 말은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것은 나의 일일 것이다.' 였을 것이다.


세상에 보이는 것들 중에  생명이 있는 것이든  없는 것이든 자신의 일이 없는 것이 있을까?

길거리 신호등처럼  군더더기 없이  내가 할 일이 정해져 있다면 좋겠다.

빨간불과 초록불로 시간에 맞춰 바뀌고  빨리 건너라고 점멸하며 친절도 베풀면서 말이다.


사람은  각자 세상에 나온 대로 원하지 않아도 어른의 세계에 도착해서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 가야 하는 기본적인 일을 해야 한다.

누군가는 열심히 자기 인생의 텃밭을 가꾸어 꽃도 피고 달콤한  열매를 맺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텃밭은 너무 황무지인 탓에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시간을 쓰고  어떤 사람은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고 어떤 사람은  무지개를 쫓는 연어처럼 앞에 닥쳐올 일은 생각지 않은 채로 그냥 자신의 일들을 하는 것,

그게 인생이 아닐까...

내가 해야 할 일을 다 하지 못했을 때나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했을 때, 열심히 해 온 일이  내 일이 아니었음을 늦게 깨달을 때의  무겁고 아득한 느낌을 요즘 또 느낀다.


정지된 느낌이 싫어  '나를 찾아서'

확신 없이 무작정 걸었던 길이 끝이 보이지 않아서 장마의 날씨처럼  마음이 젖는 날이다.


주말 농장의  채소들도  모두  제 몫을 다하려고

열일 중이다.  

너희한테  한 수 배운다.

이전 15화 세상 어디에도 있는 꽃과 잡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