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좋을거 있다고....!
"7시에 안 일어나는 엄마는 너밖에 없다."
한 남편의 말이 SNS에 올라왔다.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린다.
"그 남편 너무했다"
"아침밥까지 챙겨줬는데 뭐가 문제냐"
"니나 잘하세요"
다들 엄마 편을 들어준다.
맞는 말이기도 하다.
근데 난, 이 글을 읽고 나서 문득
“그게 과연, 그 엄마에게 도움이 될까?”
라는 생각이 든다.
(공감만을 바란거라면 정말 미안...!)
커피챗, 왜 독이 되는가
엄마들이 마주 앉아 한숨을 쉰다.
“우리 남편은 진짜 몰라.”
“애 아침도 내가 다 챙기는데, 고맙단 말은커녕…”
“말을 말자, 우리 집은 어제도 싸웠다니까.”
어느새 대화는
현실 개선이 아니라 남편 험담에 대한
‘따뜻한 공감 릴레이’가 된다.
문제는,
그 공감이 해결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
그냥 “그래도 너만 그런 거 아니야” 하는
집단 우울의 연대일 뿐이다.
그리고 슬쩍슬쩍 나오는
“나는 6시에 일어나서 밥 차린다”
“우린 아침에 영어 듣기까지 한다”
이런 말들은
의도치 않은(?) 서열 정리로 연결된다.
공감의 탈을 쓴 스트레스 배틀.
거기엔 위로도, 나아짐도 없다.
그리고 이제는 이런 커피챗이
SNS라는 이름으로 이뤄지고 있다.
커피챗을 안 하면 생기는 일
시간이 남는다
수다 대신 스트레칭, 독서, 아니면 그냥 멍.
아무거나 해도 나쁘지 않다.
비교 안 한다
누가 더 빨리 일어났는지,
누가 아침밥을 더 잘 차렸는지
그 정보, 몰라도 아무 문제 없다.
감정이 안 튄다
들끓지 않으니, 불붙일 일도 없다.
남편한테 받은 스트레스는
커피숍 말고 남편한테 풀어야 한다
남편이 문제면,
남편과 이야기해야 한다.
말이 안 통해?
글로라도 써라.
아니면,
그 에너지로 나를 챙겨라.
내가 죽어라 남편과 싸운 단 하나의 이유다.
남들에게 남편 험담 하고싶지 않아져서.
그리고, 차라리 이 취미
걷기: 아무 말 없이, 아무 생각 없이.
글쓰기: 정리되지 않은 감정을 단어로 묶어내기.
요리, 젤리, 뭐든 만들기: 손이 바쁘면 마음이 조용해진다.
혼자 카페 가기: 남 말 말고, 내 생각 들어보기.
나는 주로 글을 쓰거나, 일거리를 만들었다.
아이들 어릴 때 민간 자격증-가베, 아동미술 등-을
부지런히 땄다.
자격증 공부하는 게 취미였던거다.
마지막으로
엄마들의 커피챗이 '치유의 시간'이 되려면
판단이 아닌 공감,
공감이 아닌 해결,
엄마들끼리 마주앉아 시간과 감정을
'소모하는' 커피챗이 아니라,
서로가 '힐링'되는 것을 찾고 즐기는
커피무드를 꾸며보자.
그게 안 될 거면 차라리,
제발, 커피챗 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