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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땡땡 Jan 27. 2021

8년째 일기를 써 보았다

8년 만에 알게 된 긍정적인 효과

  내 주변 사람들이 의외라며 놀라는 나의 습관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다이어리 쓰기인데 처음에는 간단한 스케줄 정도 적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 일기로 바뀌어서 올해로 8년째 다이어리를 쓰고 있다. 평소 귀차니즘도 있고 대충대충 하는 경우가 많은 내 모습을 아는 사람들은 내 습관을 알면 다들 놀라곤 한다.

  다이어리를 쓰게 된 계기는 의외로 단순하다. 한때 무한도전 애청자였던 나는 무도 달력을 매년 모으고 있었고 아버지가 어디선가 무도 달력과 다이어리를 선물해 줬었다. (아마 그때 선물을 받지 않고 내가 구매를 했다면 달력만 샀을 것이다) 그렇게 뜻밖에 다이어리를 얻게 된 나는 이왕 받은 거 아까워서라도 써야겠다고 생각했고 어쩌다 보니 매년 새 다이어리를 구매하여 8년째 이어오게 된 것이다. 그 결과 내 나름대로의 다이어리 고르는 기준이 생겼고 매년 연말이면 다이어리 쇼핑을 하고 있다.

  그동안 쓴 다이어리들은 잘 보관하고 있지만 오글거려서 다시 꺼내 읽지는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무언가를 꾸준히, 그것도 8년째 지속하고 있다는 사실은 스스로를 대견하게 느끼게 해 준다. 솔직히 나도 내가 8년이나 쓰고 있을 줄은 몰랐다. 어느 순간 의무인 것 마냥 쓰고 있었다.



  그러던 작년 연말쯤 되어 그 해의 다이어리를 훑어보다가 또 하나 스스로가 대견하다고 느낀 일이 있었다. 연초에 올해의 목표, 하고 싶은 것 등을 적어놓았었는데 해외로 나가기 같은 불가항력적인 일들 외에는 거의 다 이루었던 것이다. 그 전에도 그 해의 목표 등을 적긴 했었지만 늘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오곤 했었다. 그러다 작년엔 코로나로 인해 본의 아니게 백수가 되기도 했고 그동안과 다르게 시간이 많이 남게 되었다. 매일매일을 기록하다 보니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날이 많다는 사실이 시각화되어 보였고 그 시간들이 아까워 나름대로 알차게 보내려고 노력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 덕에 상반기엔 우울했던 일기들이 하반기 들어 뿌듯함과 성취감으로 대신하는 날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내 블런치 글들도 다소 우울한 내용들이 많았었기에 지금 보면 확 지워버리고 싶기도 하지만 살다 보면 그런 날도 있는 거지 하며 그냥 두기로 하였다. 아무튼 작년의 긍정적인 경험에 힘입어 올해에는 일기 쓰기 외에도 꾸준히 할 수 있는 습관을 한 개 이상 더 들이기로 했다. 쉽지는 않겠지만 연말에 한 해를 돌아보며 조금이라도 덜 후회되는 한 해가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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