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크론병 이야기 25
그날 밤, 자기 전 부터 배가 좀 불편하다고 호소를 하더니 새벽에 자다 일어나서 화장실에 갔다. 아... 족발때문인가 보다. 하지만 이미 늦은 후. 후회를 해봐도 어쩔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이틀 정도는 명치 부근이 갑자기 한번씩 아파오는 증상이 좀 자주 있었고 3일째 되면서 여전히 명치 부근 복통은 있었지만 아주 자주 아프진 않았었다. 족발 먹은 다음 날 하루는 경장영양제로만 식사를 하고 그 후 3일 정도는 기름기 없는 멸치육수 베이스로 한 달걀국, 황태국, 콩나물국 위주로 먹었다.
기본적으로 플랜트 패러독스라는 책을 참고하여 렉틴 함유가 적은 음식들을 위주로 먹고 있기는 하지만 한정된 재료로 준비하는 음식이 쉽지는 않다. 하던 것을 계속 돌려 쓰고 하다 보니 질리기도 하고. 엄마가 조금이라도 게을러지려 하면 꼭 탈이나는 것을 보면 게을러지지 말고 열심히 무슨 음식을 해줘야 하나 고민하라는 신의 계시인가 싶기도 하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709402
작년엔 케이크 반 조각 먹고 탈이 났었고, 올해는 족발. 반복해서 같은 실수를 저지르긴 했지만 그 후 민지의 대처는 참 차분해진 것 같다. 며칠 동안은 음식을 좀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먹고 싶은 것들도 참고 속이 편한 음식들 위주로 찾는다. 길게는 일주일 정도 조심하면 다시 괜찮아진다는 것을 겪어봐서 적게 먹으면서 속이 편해질 때까지 기다린다. 병을 치료하려면 먼저 환자나 보호자가 병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민지는 이 병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크론병이 있지만 난 괜찮아 라는 듯이 잘 이겨내고 있는 것을 보면 엄마 입장에서 고맙기도 하고 가슴이 아프기도 하다.
오늘은 아침부터 친구와 공부를 한다고 스터디카페에 갔다. 들어오는 길에 와플가게에서 와플 하나를 손에 들고 온다. 너무 먹고 싶을텐데도 엄마, 아빠가 먹는 옆에서 빵 귀퉁이를 조심스레 뜯어서 한 입 먹는 민지. 배 다시 괜찮아지면 밀가루 없이 아몬드 가루로 맛있는 와플 만들어줄게~
* 아래 음식들은 민지가 먹고 별 탈이 없었던 음식 사진 올려 봅니다.
환자 개개인 별로 자신의 몸에 맞는 음식은 다를 수 있으니 참고만 해 주세요.
1) 버섯과 각종 야채를 넣고 고구마 전분가루, 굴소스 넣어 중화 요리 풍으로 만든 야채볶음
2) 육전
3) 쌀소면으로 만든 간장 비빔국수
4) 오징어채 볶음
5) 대구살 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