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정윤 May 02. 2017

그 사람의 약속

내게 늘 말하곤 했다.

약속을 지키겠노라고


단지 시간의 문제였을 뿐

자신은 지금껏 모든 약속을 지켜왔다고


게 했던 많은 약속들 중에서

어떤 약속을 기억하고

어떤 약속을 지키고 싶은 건지  생각했다.


내 곁에서 는 웃음을 매일 볼 수 있다면

그 약속 하나만 지켜지기를 간절히 바랐다.


나의 웃는 모습을 보며

때론 우는 모습을 보며

행복과 슬픔의 시간을 거쳐

깊어지는 얼굴의 주름살까지

늙어지는 살갗의 살내음까지

희어지는 머리칼 한 올 한 올도

아끼고 사랑해 주면 좋겠다.


지켜질 것이라는 믿음과

그로 인해 살아가야 하는 매 순간을

내게 주었으므로 그것으로 족했다.


약속의 말들이

또 다른 자기 자신이듯

그의 모든 말은 내게 신념이 되었다.


그런 그의 눈동자 안에서 웃고 있는

내 모습을 언제까지나 볼 수 있으면

그 어떤 약속도 내겐 필요 없었다.


그의 눈동자가

지는 노을의 붉은빛에 투영되어

유난히도 투명한 붉은빛으로 빛나고 있다.


내가 그토록 사랑하는 그의 눈  안에

그 눈빛 안에 내가 있던 날을

기억한다.


작가의 이전글 일상에서의 만남 ㅡ#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